이미지 크게보기

문재인 민주통합당(민주당) 대선후보가 이제 제1야당의 공식 대선후보로 선출된 만큼, 후보 검증의 칼날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문 후보를 둘러싼 ‘도덕성’ 검증은 문 후보가 대표변호사였던 법무법인 부산의 저축은행 59억 원 수임 및 이와 관련한 ‘금융감독원 청탁 전화’ 의혹, 문 후보의 청와대 재직 시절 법무법인 매출 급등, 아들 특혜 취업 의혹 등 크게 3가지가 ‘키’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를 상대로 제기된 의혹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지난 2003년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부산저축은행의 금감원 조사와 관련해 담당 국장에게 청탁 전화를 했다는 것이다. 이 의혹은 이종혁 전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3월 제기한 것으로, 이 전 의원은 “문 후보가 민정수석 시절 금감원 검사를 완화하기 위해 금감원 국장에게 전화를 걸었다”며 “법무법인 부산은 2004~2007년 부산저축은행 한 곳으로부터 59억 원의 사건수임료를 받았는데, 이 전화가 청탁로비의 대가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부산의 정재성 변호사는 17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법무법인 ‘국제’에서 건당 10만 원짜리 저축은행 부실채권 처리 민사소송을 수임했는데, 건수가 워낙 많아 우리에게 나눠서 하자고 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법무법인 부산의 매출이 대폭 증가한 것도 의혹의 대상이다. 청와대 핵심이었던 문 후보를 의식한 ‘현관예우(現官禮遇)’ 아니냐는 것이다. 이 전 의원에 따르면 법무법인 부산의 2005년 매출은 41억 원에 달했는데, 노무현 정부 출범 이전에는 매출이 13억 원 정도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측 관계자는 “법무법인 부산의 매출이 늘어난 시기는 문 후보가 변호사 활동을 하지 않던 때”라며 “문 후보는 청와대를 나와 법무법인에 복귀할 때도 ‘혹시라도 전관예우 같은 게 있어서는 안 된다’며 6개월간 사건 수임을 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정재성 변호사도 “2003년에는 이전과 비교해 매출 차이가 거의 없고, 2004년부터 늘어난 것은 부산저축은행 사건 때문”이라며 “그나마 매출로 따지면 많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비용도 많이 증가해 실제 수익은 크게 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당시 문 후보는 법무법인을 탈퇴해 있었는데, 매출 증가와 문 후보와 무슨 관계가 있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07년 문 후보가 대통령 정무특보였을 때 아들이 한국고용정보원에 채용된 것을 놓고 특혜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정진섭 새누리당 의원은 당시 “고용정보원이 동영상 전문가를 뽑기로 했으면서도 채용공고에는 이를 명시하지 않았고, 동영상 전공자로는 문 후보 아들만 응모했다”며 “문 후보의 민정수석 시절 행정관을 지낸 권재철 고용정보원장이 특혜를 준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밖에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는 문 후보가 지난 2008년 말 공천헌금 수수 혐의로 기소된 서청원 전 친박연대 대표의 변호인으로 참여한 것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문 후보는 “정당이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차입금으로 받아 당 운영자금으로 쓴 사건이어서 개인이 책임져야 할 사건인지 법리적으로 다툼의 여지가 있는 사건이었다”고 적극 해명한 바 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