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9일쯤 각계 전문가들 및 지지 그룹들과 함께 대통령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민주통합당(민주당) 대선 후보와 ‘경선을 통한 단일화’를 선호하는 안 원장이 본격적으로 대선 무대에 등장하면서 ‘담판을 통한 단일화’를 선호하는 문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은 서울시내의 야외가 아닌 실내의 한 공간에서 출마선언을 할 수 있도록 장소를 이미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원장 측은 출마 기자회견을 대규모 이벤트가 아니라 지지그룹과 취재진만을 참석시킨 담백한 형식으로 진행하되 지지 인사들과 함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안 원장 측 관계자는 “국민들이 궁금해하고 있는 안 원장과 함께하는 사람들이, 기자회견에서 안 원장 옆에 함께하면서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형태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원장과 함께 기자회견장에 등장할 인물들은 사회적 명망가 중심의 각계 전문가들로 예상된다. 안 원장 측은 기존 정치권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인물들을 통해 새로운 정치를 부각시키면서 지지율 제고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안 원장 측은 다만 기존 정치인 출마선언처럼 일반 지지자들이 대거 모여 야외에서 이벤트를 하는 형식은 피한다는 방침이다. 안 원장의 기자회견은 핵심 지지그룹과 취재진만을 참석시킨 채 실내에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안 원장 측은 장소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기자회견을 하루 이틀 늦출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안 원장 측은 본격적인 정치 참여 선언을 통해 지지율이 상승하면 문 후보와의 경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 후보가 담판을 요구할 수 있는 경우는 최소한 문 후보 자신이 안 원장에게 지지율을 상당히 앞서고 있을 경우에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안 원장 측은 “일단 하겠다고 하면 중간에 사퇴하는 경우는 상정하지 않는 것”이라며 경선을 통한 단일화에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모습이다. 경선 과정을 거친 제1야당 후보가 담판을 통해 양보를 할 가능성은 극히 낮은 데다, 담판을 통해 양보를 받는다고 해도 ‘민주당 입당’ 등 부대 조건이 따를 것이기 때문에 경선을 통하는 것이 ‘깔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문 후보 측은 담판을 통한 단일화를 우선 추진한다는 방침을 확고히 하고 있다. 문 후보 경선 캠프에서 선대본부장을 맡았던 노영민 의원은 17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담판을 통한 단일화에 대해 “어떤 길이 대선 승리로 가는 길인가를 두고 많은 이견이 있을 수 있는데 (담판은) 그 중 하나이고 꽤 설득력 있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 측과 민주당은 특히 야권에 영향력이 적지 않은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담판이 정말 감동 있는 단일화가 될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 고무된 모습이다.

어떤 형식의 단일화를 하든 안 원장과 문 후보는 일러도 11월 전후가 돼서야 단일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 쪽이 모두 우선은 각자의 지지층 결집이 중요하고 안 원장 출마선언 이후 여론의 흐름을 살펴야한다는 데 동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일화 과정에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조 교수도 “서로 각자의 지지층을 확보해내시고 일정 시점이 되면 후보 간 담판을 하는 것이 최고”라고 주장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