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은 경제 영토를 넓히기 위해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한 지역무역협정(RTA) 체결에 열을 올리고 있다.

1일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2011년 말까지 WTO에 통보된 전 세계의 RTA 발효건수는 306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가장 느슨한 형태인 FTA가 184건으로 가장 많고, 가장 강력한 형태인 경제통합협정도 91건에 달했다.

특히 2001년부터 최근 10년간 발효된 RTA가 210건으로 전체 발효건수의 68.2%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만 12건의 FTA와 2건의 경제통합협정이 발효되는 등 각국의 경제영토 확장을 위한 경쟁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각국이 FTA를 비롯한 RTA 확대에 주력하는 것은 격화되는 수출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것이다. 또 다자자유무역체제를 위한 도하개발어젠다(DDA)가 10년이 넘도록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자력갱생을 위해 FTA 등 RTA 확대를 택하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는 지난해 유럽연합(EU), 페루와 FTA를 발효시킨데 이어 올해는 미국과의 FTA를 발효시킬 예정이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우리나라가 맺은 FTA는 8건, 44개국으로 확대된다.

다른 국가들도 FTA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인도와 FTA를 발효시킨데 이어 페루와의 FTA 공식서명을 마쳤다. 페루와 FTA 발효 시 일본이 맺은 FTA는 13건, 15개국이 된다. 중국은 지난해 코스타리카와 FTA를 발효시키는 등 총 9건, 17개국과 FTA를 실행 중이다.

24개국과 13건의 FTA를 체결하고 있는 싱가포르는 코스타리카, 걸프협력회의(GCC) 등 7개국과 2건의 FTA도 타결 짓고 올해 중 발효만을 남겨두고 있다.

5개국과 4건의 FTA를 맺고 있는 대만은 지난해 싱가포르와 FTA 협상을 개시한데 이어 EU, 인도 등에도 FTA 협상 추진 의사를 밝힌 상태다.

51개국과 16건의 FTA를 체결해 세계 최대의 경제영토를 가진 칠레는 말레이시아, 베트남과 FTA를 타결 짓고 발효만을 기다리고 있다. 칠레는 최근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원년 멤버다.

칠레 다음으로 경제영토가 넓은 멕시코 역시 44개국과 12건의 FTA를 발효시킨데 이어 지난해 페루와 FTA 공식서명을 마치고 발효를 준비 중이다.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은 17개국과 11건의 FTA를 맺고 있으며 서명 후 4∼5년을 끌어왔던 우리나라, 파나마, 콜롬비아 등 3개국과의 FTA를 올해 발효시킬 예정이다.

김석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