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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은 북핵 문제에 있어 폐쇄주의적인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더 높다.”

김태우(61·사진) 통일연구원장은 30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 핵 문제에 있어서 개방과 폐쇄라는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후자의 가능성이 더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원장은 그러나 북한이 체제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서 북핵 문제를 둘러싼 북·미, 남북 대화 등 전술적 차원의 협의는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김정일 사망 국면을 계기로 북한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을 나타낸 정부에 대해 “관계 개선을 시도해볼 만하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정일 사후 북핵 문제에 대한 김정은 체제의 입장은 어떻게 전망하는가.

“김 부위원장의 입장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있다. 체제 내부 단속 문제나 중국 역할의 변수 등이 김 부위원장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김 부위원장이 중국의 무조건적인 지지를 확보하고, 체제 내부에 불안정한 요소가 남아 있다면 아버지의 노선을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김 부위원장이 권력 안착에 자신감을 갖고 중국이 개방을 원하면 상황에 대한 진전은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당분간은 폐쇄주의 유지 가능성이 더 높다.”

―김 위원장 사망 직전 북·미 대화 진전 움직임이 있었는데, 북한과 주변국 사이의 대화나 6자회담도 당분간은 중단될 것으로 보나.

“김 위원장은 전술적 이해관계가 있었기 때문에 북·미 대화를 중시했다. 6자 회담 등 북핵 관련 대화 논의는 북한의 핵 포기 여부와 거리가 있다. 강성대국 선언을 앞두고 있는 북한은 식량과 돈, 대내외적인 분위기 조성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북·미 대화를 통해 이런 것을 비교적 쉽게 얻을 수 있다. 6자 회담 재개 문제와 관련해서는 김 위원장 사망이나 김정은 체제 같은 것들이 큰 난관으로 보이지 않는다.”

―2012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북핵 문제가 정식 의제로 논의될 가능성은 없나.

“북핵 문제가 정식 의제로 논의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정식의제가 아닌 사이드라인으로 북핵 문제, 이란 핵 문제가 부상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전 지구촌 차원의 핵리더십을 통해서 이를 불식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이 전략적으로 대립하고 있기 때문에 미·중 글로벌 리더십이 형성되긴 다소 어렵다. 그렇다 해도 핵안보정상회의란 커다란 ‘핵 외교전’에서 우리 문제를 충분히 홍보해야 한다.”

―김정은 체제에서의 남북 관계는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 김정은 체제가 남북통일에 미칠 영향은 무엇인가.

“남북 대화와 남북통일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정부는 이미 북한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를 취했다. 그 자체는 바람직한 것이다. 북한도 기로에 서 있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이 시점에서 전향적 자세를 보이고, 관계 개선을 시도해볼 만하다. 그러나 통일은 북한 체제가 점진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북한 내 민주화, 다원화, 분권화, 인권 개선, 주민 삶의 질 개선 등에서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 그 연장선에 통일의 희망이 있는 것이다.

박준희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