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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대되는 문학 작품들

문학 독자들의 2025년 새해 최대 관심사는 단연 소설가 한강의 신작이다. 지난해 동양인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의 대표작들은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가를 뜨겁게 달궜고 수상 후 단 2개월 만에 베스트셀러 순위를 점령했다. 출판사 문학동네는 출간 시기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으나 “‘겨울’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이 새해에 출간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3부작이 완결되면 소설집으로 출간된다. 이미 쓰인 단편 두 편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과 ‘작별’은 각각 2015년 황순원문학상과 2018년 김유정문학상을 수상했다. 다만 작별이 수록된 제12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은 절판돼 읽으려면 새로 묶일 소설집을 기다려야 한다.

한강의 새 작품이 기대를 모으는 중에도 문학 독자들을 설레게 만들 작가와 작품들은 쉴 틈 없이 찾아올 예정이다. 한국 현대문학사에 굵직한 작품을 여럿 남긴 소설가 황석영과 현기영이 새 작품을 펴낸다. 황석영은 지난해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에 올랐던 ‘철도원 삼대’(창비) 이후 5년 만에 장편소설 ‘할매’(가제·창비)로 돌아온다. 간척지에 들어서려는 미군기지와 600년 동안 그곳에 터를 잡고 살아온 팽나무의 이야기가 담길 것으로 알려져 현대사와 설화를 넘나드는 황 작가의 ‘마술적 리얼리즘’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 4·3사건의 역사를 문학으로 승화시키는 데 천착해 온 현기영은 산문집 ‘나는 4·3의 무당’(한길사)으로 한국 사회를 향한 냉철한 비평, 작가의 문학세계를 망라해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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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한국 문단을 든든히 지키고 있는 여성 작가들의 신간 예고는 언제나 반갑기만 하다. 소설집마다 완벽한 서사의 성장을 보여줬던 소설가 김애란은 오는 상반기 중 다섯 번째 소설집을 펴낸다. 등단 후 30년의 세월을 ‘성실한 쓰기’로 증명하고 있는 소설가 조경란도 이상문학상, 김승옥문학상 대상작이 포함된 아홉 번째 소설집으로 사회를 그려낸다. 윤성희, 편혜영, 정이현 또한 새로운 소설집으로 독자의 마음을 두드리고 김혜진, 백수린, 박서련, 이희주, 천선란, 김멜라 등도 다채로운 색의 장편소설을 선보인다. 한편 출판사 문학과지성사는 작가들이 먼저 찾아 읽는 작가 황정은이 마침내 새로운 장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온몸으로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에 동참하고 기록해 온 소설가 김숨도 1월에는 연작소설 ‘무지개 눈’으로, 하반기에는 장편소설로 돌아온다.

문학 독자들이 아직 보내지 못한 거장들의 유고 작품도 출간을 앞두고 있다. 출판사 창비는 1주기를 맞은 신경림 시인의 유고 시집 출간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미국 소설가 폴 오스터의 마지막 장편소설 ‘바움 가트너’(열린책들), 밀란 쿤데라의 유작 ‘여든아홉 개의 말’(민음사)도 올해 만나볼 수 있다. 더불어 노벨문학상의 유력 후보로 꼽히는 ‘중국의 카프카’ 찬쉐, 호주의 대자연을 그리는 작가 제럴드 머네인의 국내 미출간 소설도 번역을 거쳐 출간된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독서 자체를 멋있는 문화로 여기는 ‘텍스트 힙’ 열풍을 이끌고 있는 시인들의 신작 소식도 문학 독자들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 시인의 이름 자체로 하나의 경향이 된 안도현, 이문재, 나희덕, 허연, 이원, 문태준, 박준 등이 새 시집을 선보인다.

장상민 기자 joseph03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