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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의 고속성장을 고려할 때 방대한 내수시장 침투를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해야 할 뿐 아니라 우리 제품의 고부가가치화와 경쟁력 향상을 통해 중국 기업과의 경쟁에 대비해야 할 때입니다.”

사공일(사진) 한국무역협회장은 1일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아 이뤄진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1992년 수교 이래 2011년 말까지 양국 간 무역 규모는 35배가량 증가해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무역상대국이 됐고 우리는 중국의 3대 무역 상대국으로 떠올랐다”며 “이 과정에서 대(對)중국 교역이 양국의 경제 발전과 일자리 창출, 소득 향상에 기여한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새해에는 물가 안정을 위한 긴축정책으로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다소 누그러지겠지만 적어도 8%대 성장은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중 무역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공 회장은 “한국은 지난 20여년간 중국 수출제품의 부품과 중간재를 공급하면서 양국이 상호보완적 관계를 이뤄 왔지만 최근 중국 경제의 지속적 발전과 소득 수준 향상으로 일부 분야는 경쟁관계로 전환되고 있다”며 “상품 수출구조의 고도화와 내수시장 점유율 확대 노력을 배가하고 녹색, 저탄소, 환경 등 신성장 산업 분야를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과 마찬가지로 대중국 투자 역시 질적인 전환이 필요한 만큼 단순 가공생산 위주의 투자는 줄이는 대신 내수시장 개척을 위한 중장기적인 안목의 투자, 특히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서비스 투자 활성화가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사공 회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이은 한·중 FTA 협상 움직임에 대해서는 “각종 지역경제 협력 추세가 강화되는 세계 무역환경을 고려할 때 한·중 FTA를 통한 무역 활성화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일부 농수산업 분야와 노동집약적 중소기업 부문의 피해 우려가 있는 만큼 취약 부문의 피해를 단기적으로 최소화하는 동시에 구조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가운데 한·중 FTA 체결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사공 회장은 일각에서 우려하는 과도한 대중 무역의존 현상에 대해서는 “지리적 인접성과 보완적 산업구조에 더해 중국의 방대한 시장 규모를 고려할 때 무역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유럽연합(EU), 미국 등 양대 시장 및 인도,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등과의 FTA 발효로 여타 지역으로 수출 다변화가 촉진돼 상대적으로 대중 무역의존도가 낮아지고 점차 균형을 이뤄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사공 회장은 “무역협회는 스스로 시장을 개척하고 마케팅을 추진할 여건이 되는 대기업보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중소기업과 초보 무역기업을 지원하는 데 앞으로도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올해는 한·중 수교 20주년 기념 국제세미나를 개최하고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국제서비스무역박람회에도 참가하는 한편 지난 2년간 지속해온 중국 내수시장 촉진단 파견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