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전북 김제시 부량면 신용리 벽골제 단지에 대나무와 철골을 이용해 만든 용 모양의 구조물 뒤로 새해가 떠 오르고 있다. 김제 = 김동훈기자 dhk@munhwa.com

60년 만에 찾아오는 검은 용띠(黑龍)해인

2012년 임진년(壬辰年)은 한반도 정세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변혁의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적으로는 20년 만에 ‘4·11 제19대 국회의원 총선거’,

‘12·19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동시에

치러지는‘정치의 해’인 데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012년 ‘강성대국 진입’ 선언을

앞두고 급사하면서 남북한 모두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권력을 세습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가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김 부위원장 생일로 알려진 1월8일을 전후해

어떤 직책을 맡을지, 새로운 정책을 내놓을지가 주목되고,

2월16일 김 위원장 생일과

4월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도 대내외적인

정책 기조 변화의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국제정세도 만만치 않다.

미·중·일·러 4강 중 미·중·러 3개국이 내년에 대통령

선거를 치르거나 정권이 교체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1월6일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10월에는

중국 지도부가 ‘후진타오(胡錦濤) 체제’에서

‘시진핑(習近平) 체제’로 바뀐다. 첫 전후세대인 중국 5세대

지도부가 북한과의 혈맹관계를 그대로 유지할지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러시아에서도 3월4일 대통령선거가

치러지며,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대통령 당선

여부가 한반도 문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주요2개국(G2)인 미·중간의 ‘힘겨루기’도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며, 한반도 역시 그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특히 올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원년인 데다, 한·미 수교 150주년인 동시에

한·중 수교도 20주년을 맞는 해여서 의미가 각별하다.

이처럼 한반도와 미·중·러 등 주변 국가들의

정권 교체기를 거치면서 미·중간의 한반도 헤게모니

쟁탈전은 새로운 ‘2012년 체제’를

탄생시킬 가능성도 적지 않다. 60년마다 찾아오는

흑룡의 해가 1592년 임진왜란으로 상징되는

‘환란의 임진년’이 될지, 한반도 평화·통일을 앞당기는

‘희망의 임진년’이 될지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최영범 부국장 겸 정치부장 youngb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