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2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회의실 출입문 안쪽에 농성중인 민노당 의원 등 보좌진들이 ‘출입 수칙’을 붙여놓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에 대한 국회 표결 중에 최루탄을 터뜨린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의 최루탄 입수 경로가 ‘미스터리’다. 김 의원은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어떻게 구입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밝혔지만 경찰 등은 과거 김 의원이나 측근이 입수해 보관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23일 경찰 등에 따르면 김 의원이 터뜨린 SY-44탄은 20여년 전만 해도 구하기 어렵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구할 수 있는 경로가 차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업체인 삼양화학공업사에서 생산했던 SY-44탄은 지난 1999년 최루탄 사용이 전면 중단된 이후 서울 동작구 사당동 경찰 무기고나 지방경찰청 등에 소량만 보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출 가능성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는 만큼 유출 가능성은 없다”고 답했다.

시중에서도 관련 물품에 관한 구매는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무기구매가 가능한 해외 인터넷 사이트 등에는 각종 호신용 가스 스프레이 등을 판매하고 있지만 문제의 SY-44탄을 취급하는 업체는 확인되지 않았다. 국내의 각종 물품구매 대행업체들 사이에서도 SY-44탄을 구할 수 있는 곳은 없었다.

각종 물품을 팔고 있는 서울 중구 황학동의 도깨비시장 등지에서도 관련 물품을 구할 수 없었다. 23일 오전 도깨비 시장에서 만났던 한 상인은 “예전에는 탱크도 살 수 있었다고 하지만 요즘에는 이 같은 물품을 구할 수 없을 것”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경찰 또한 “G20 정상회의 등을 앞두고 철저한 예비단속을 했었지만 도깨비 시장에서의 화약류 불법 판매는 적발된 바 없다”며 SY-44탄의 시중 구매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이에 대해 경찰은 과거 시위 도중 사용됐던 최루탄을 김 의원이나 측근 등이 입수하고 있다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당시 시위 현장에서 불발된 최루탄 등을 수거하는 시위 가담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박준우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