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내년초 발효되면 국민의 소비생활도 크게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23일 정부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당장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시장은 발효 즉시 관세가 폐지되는 미국산 커피와 오렌지주스, 포도주스, 체리, 아몬드, 유기농 포도즙, 와인 등이다. 이중 관세인하 효과가 가장 큰 품목은 오렌지주스(54%)와 포도주스(45%), 유기농 포도즙(45%) 등이다. 예컨대 13만5000원(100㎖·3박스 기준)에 팔리는 미국산 유기농 포도즙은 45%의 관세가 발효 즉시 폐지돼 값이 9만3100원으로 떨어진다. 또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체리는 500ｇ에 1만원 정도인데, 24%의 관세가 철폐되면 값은 8000원 수준으로 낮아진다.

발효 후 15년에 걸쳐 40%의 관세가 단계적으로 없어지는 미국산 소고기나 2016년 1월에 25% 관세가 없어지는 돼지고기의 국내 수입량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산 소고기와 돼지고기의 국내 점유율은 올 8월 현재 각각 37.7%와 33.8%까지 늘어난 상황이다.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미국산 커피는 관세 8%만큼 값이 싸진다. 와인 수입업계는 FTA로 미국산 와인 수입가격은 10~15% 인하되고 수입량은 FTA 발효 첫 해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로 1만원에 들어오는 캘리포니아산 와인은 현재 관세와 주세로 총 6만8245원이 붙는데, 관세가 사라지면 세금은 4만6300원으로 줄어든다.

밀가루(4.2%)는 5년간, 잼(30%)과 마요네즈(8%) 등은 10년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관세가 사라진다.

이관범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