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봉쇄 22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회의장 출입문이 농성 중인 민주노동당 등 야당의원과 보좌진이 설치한 공구로 잠겨 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제공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을 터뜨리는 지경까지 이른 데는 국회폭력 방지법 처리 지연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회폭력을 일으킨 의원들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역시 저질 폭력국회의 악순환에 기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국회에는 단상점거, 국회의원 폭행 등 국회 내 폭력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들이 준비돼 있지만 하나같이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이범래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2009년 2월2일 ‘국회에서의 폭력행위 등 방지를 위한 특별법’을 대표발의했다. 이 법은 국회 건물 안에서 국회의 심의·의결을 방지할 목적으로 폭행이나 협박, 재물손괴 등의 행위를 한 자에 대해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흉기나 위험한 물건을 소지한 채 이 같은 일을 저지르면 형량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하도록 돼 있다.

다른 국회폭력 방지법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지난 1월5일 같은 당 정미경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회 내 민주적 기본질서 유지에 관한 특별법’은 회의장 출입 제지, 의장석 점거 등 ‘표결방해 행위’를 저지를 경우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1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밖에 차명진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회의 입법질서유지를 위한 특별법’과 이범래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회의 질서유지 등에 관한 법률’도 각각 2009년 7월2일과 같은 해 12월3일 발의됐지만 여전히 처리되지 못한 채 운영위 법안소위에서 잠자고 있다.

의안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한 선진화 시스템 마련도 지지부진하다. 그러나 이런 방안은 이미 지난 6월 한나라당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등 ‘6인 회의’에서 합의됐으나 이후 아무런 진전이 없던 것이다.

의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도 문제다. 지난 2008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출입문을 부수려고 해머를 들었던 문학진 민주당 의원은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2009년 초 ‘미디어법’ 처리 과정에선 국회 사무총장실에서 ‘공중부양’을 한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돼 2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고 상고했다. 지난해 예산안 처리 때 주먹다짐을 했다가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된 김성회 한나라당 의원과 강기정 민주당 의원은 윤리심사자문위로부터 ‘30일간 출석정지’ 의견을 받았지만 여야 합의로 징계요구가 철회됐다.

김성훈·김하나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