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통과되면서 발효 절차는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22일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 발효시킨다는 입장을 발표, FTA 발효를 위한 양국 정부의 노력이 급진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빠르면 내년 1월1일 발효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 대표 등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이날 한국 국회의 FTA 비준 직후 잇따라 입장을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발효시기를 서두르고 싶다는 의사표시로 이해된다. 한미 FTA 발효는 양국 정부가 발효에 필요한 조치를 완료했다는 확인서한을 교환한 뒤 60일 후 발효될 수 있다.

하지만 양국정부는 이와 상관없이 별도로 합의한 날짜에 발효할 수 있도록 조기발효 가능조항을 명기했다. 이는 내년 1월1일 발효를 목표로 한 것이었다. 그동안 한국 국회에서 FTA가 통과되지 않으면서 1월1일 발효는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높았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이날 입장 표명은 1월1일 가능성을 한층 높인 것이다. 미 정부 당국자들은 한결같이 가능한 가장 빠른 날짜에 발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미국이 서두르는 이유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의지와 연결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FTA 비준을 주요한 무역정책의 성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조기 발효를 통해 다시 한번 수출확대 구상을 홍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FTA 발효의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오바마 대통령에게 불리한 측면도 있다. 민주당 의원 다수가 FTA에 반대했던 데서 보듯, 선거에 유리하다고 볼 수만은 없다.

오바마 대통령이 초당적으로 이뤄낸 경제정책이라는 점에선 장점이 있지만, 민주당의 지지기반인 노조의 반대를 고려할 때는 시간을 끌기보다 가급적 빨리 FTA 발효를 처리하는 게 유리하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워싱턴=천영식특파원 kka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