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25인의 영웅들 해군 특수전여단(UDT/SEAL) 요원들이 지난 21일 ‘아덴만 여명작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직후 늠름한 모습으로 최영함 갑판 함미쪽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해군 제공

“22일 새벽 3시. 기상 명령과 함께 눈을 떴다. 1차 작전 때 부상당한 대장님을 떠올리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덴만 여명작전’에 투입됐던 청해부대원 6명의 생생한 증언이 담긴 수기가 24일 공개됐다. 대원들이 전한 상황들은 영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장면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대원들은 지난 18일 1차 작전 때 해적 총탄에 부상한 부대장의 깨진 고글을 보며 전의를 불태웠고, 부상 대원과 약속한 “해적들을 그대로 돌려보내지 않겠다”는 다짐을 지키기 위해 싸웠다.

검문검색대 공격1팀장 김모 대위는 수기에서 “2011년 1월 22일 새벽 3시. 기상 명령과 함께 눈을 떴다. 1차 구출 작전 때 대장님께서 착용했던 그 피탄 고글을 보는 순간 잠을 설쳤지만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적었다. 링스헬기 조종을 맡은 항공대장 강모 소령은 “1차 교전 중 부상한 전우를 후송하면서 ‘해적들이 절대 소말리아 땅을 밟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나눴고, 이를 지킬 수 있어서 뿌듯하다”고 증언했다.

해군 특수전부대 UDT 대원들의 엄호를 맡은 다른 대원들의 긴장감도 수기 곳곳에 묻어났다. 저격수 박모 중사는 “해적들의 공격위험 요소 중 하나인 대전차 로켓 RPG-7로 아군을 위협하지 않는지 집중적으로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면서 “순간 해적 중 한 명이 RPG-7을 최영함쪽으로 겨냥하는 것을 식별하고 조준 사격해 무력화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자칫 최영함에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었던 긴박한 당시 순간을 전했다.

1차 작전 뒤 부상한 동료를 보고 눈시울을 붉히며 울분을 삭혔던 느낌을 적은 대원도 있었다. 공격팀 김모 중사는 “무슨 영문인지 그렇게 많이 오갔던 통신이 고요해졌다. 나쁜 예감이 뇌리에 엄습했다”면서 “반대쪽 고속단정에서 검색대장님을 포함한 동료들이 피를 흘리며 누워 있었다”고 회상했다. 김 중사는 “내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을 느꼈다”면서 “당장이라도 그 쪽으로 뛰어들고 싶었다”고 그날의 감정을 전했다.

대원들의 안전을 누구보다 걱정했던 의무병 우모 상병은 “부상자(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의 혈색이 너무 창백해 안 좋아 보였는데, 다행히 의식도 있었고 미 해군 헬기에 태워 보내고 나서야 ‘다행이다’ 싶었다”고 회상했다.

장석범기자 bu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