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덴만 여명작전’이 진정한 ‘완벽한 작전’으로 평가받기 위한 중요한 전제조건의 하나는 석해균 선장의 건강 회복이다. 석 선장은 아덴만의 또 다른 영웅이었다. 석 선장은 피랍 이후 기지를 발휘해 해적들이 선박을 완전 장악하는 것을 막았는가 하면 목숨을 걸고 한국 군의 작전을 돕다가 해적의 조준사격에 부상당해 오만 남부 살랄라시(市) 술탄 카부스 왕립병원에 입원해 있다.

그는 배에 아직 총탄 1발을 품고 있다. 병원측에서는 안정을 위해 그에게 계속 수면제를 투여하고 있다. 언제 훌훌 털고 일어날지 모를 일이다. 만에 하나 그의 상태가 호전되지 않는다면 이번 작전은 완벽한 것으로 평가받기 어렵다. 청해부대원들은 물론 시민들은 한결같이 “선장님이 완쾌돼 일어나야 이번 작전이 성공적으로 끝나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

해군의 ‘아덴만 여명작전’으로 피랍 선원들이 구출된 직후인 지난 21일 석 선장은 외롭게 총상을 입고 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는 해적 몰래 배를 지그재그로 운항하는가 하면 엔진오일에 물을 섞어넣는 등의 방식으로 해적들의 피랍을 방해했다. 이는 우리 해군 작전에 큰 도움을 줬다. 당시 석 선장은 흥분한 해적들에 의해 모두 4발의 총상을 입었다. 총탄은 모두 치명적 부위들을 벗어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병상에 누워 있다.

석 선장 상태가 알려지자 그를 돕기 위한 헌혈 행렬이 23일 이후 오만병원에서 줄을 잇고 있다. 현지 의료진은 혈소판 수혈의 경우 혈액형이 일치해야 할 필요는 없지만 가급적 석 선장과 조직이 비슷한 한국인들의 헌혈이 바람직하다며, 현지에 파견된 외교통상부 정부대응팀에 협조를 요청했다.

정부대응팀으로부터 수혈이 필요하다는 소식을 접하고 가장 먼저 헌혈에 나선 이들은 석 선장을 구출작전 현장에서부터 병원까지 이송한 군의관 등 군 장병 3명이었다. 현지 진출기업인 삼부토건의 오만지사 임직원 6, 7명도 공사현장에서 병원까지 1시간가량의 거리를 한달음에 달려와 고혈압, 고지혈증 증세가 발견된 일부 직원을 제외하고 모두 헌혈에 동참했다.

시민들도 쾌유를 빌었다. 임구성(71) 할아버지는 “선장의 리더십과 기지가 없었다면 작전이 잘 수행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일등공신인 선장이 이대로 일어서지 못한다면 이번 승리는 빛을 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조희환(24)씨는 “연평도 사태 등 우리 군이 여러 미진한 모습들을 보여 왔는데 이번엔 확실하게 한국군의 진면목을 보여줬다”면서도 “아덴만 작전이 성공이라고는 하지만 리더인 선장이 건강하게 돌아와야 제대로 된, 완벽한 성공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주부 김희영(여·33)씨 또한 “생명이 위독한 상태가 아니라서 천만다행”이라면서도 “타국에서 수술을 잘 받고 일어나 가족과 국민들이 기다리는 한국으로 웃으며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정아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