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작전 세세한 과정까지 노출… 해적 악용 우려”

해군 청해부대의 ‘아덴만 여명작전’은 성공했지만 이후 소말리아 해적에 대처하기 위한 근본적인 과제가 많이 남아 있다. 정부가 당장 검토하고 추진해야 할 개선책 마련도 시급하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24일 “한치의 빈틈없이 해적소탕 작전에 성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책은 사전예방”이라고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완벽히 작전을 수행했고 앞으로도 국민의 생명·안전을 위협하는 어떠한 행위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힌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려운 여건들도 서둘러 고쳐야 한다. 특히 구조적인 시스템상의 문제점 보완이 발등의 불이다. 사전예방은 크게 ▲현지 함정 증파 등 해군력 증강 필요성 ▲선박 내 피난처(Citadel) 설치와 민간보안 요원 배치 등 자체 선박안전책 ▲기업형 해적활동의 숨통을 끊는 근본적인 근절책 등이다.

이와 함께 군사작전과정의 세세한 기밀이 너무 많이 노출돼 향후 해적의 보복 행위에 도움될지 모르는 기밀유출 행위를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교통상부의 고위당국자는 “예컨대 선장이 엔진 기름에 물을 타고 지그재그로 운항하는 기지를 발휘했다는 내용까지 무분별하게 공개되면 해적들이 다음에 미리 알고 대응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문제점은 정부가 당장 고칠 수 있는 부분에 속한다.

근본적인 대책 중 해군력 증강 필요성은 소말리아 해적의 활동범위가 인도양 일대 2000㎞로 범위가 확대돼 선박 호위 범위가 넓어졌고, 만약의 사태발생 시 해상구출작전을 위해서는 2척의 군함이 양동작전을 펴는 게 효과적이라는 이유에서다. 현재 청해부대는 최영함(4500t급 한국형 구축함·DDH―Ⅱ)과 링스헬기, 특수전요원(UDT/SEAL)의 검문검색대, 해병경계대 등 300명 안팎으로 편성돼 있다. 전력보강을 위해 현재 해군이 보유한 6척의 구축함 중 1척을 추가로 파견하는 게 가능토록 오는 2014년 예정된 2300t급 차기 호위함과 1200t급 초계함의 전력화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일본·러시아 등은 2척 이상의 구축함을 파견 중이다. 철저한 밀폐시설로 만들어진 선박 내 피난처 설치는 배를 장악한 해적들에게 인질로 잡히지 않고, 군의 소탕작전 시 선원들의 안전보장을 위해 필수적인 시설로 꼽힌다. 정부 당국자는 “보안요원 동승과 피난처 설치가 사전예방책의 핵심이며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이 문제를 마무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 같은 시설 설치가 알려지는 것만으로도 해적의 목표가 될 확률이 크게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중소 해운사의 경우 피난처 설치에 드는 막대한 비용(1억∼2억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정부는 또 영국 런던의 브로커와 해적과의 커넥션 와해와 같은 근절책을 논의하는 국제전문가회의(3월 예정)에 당국자를 파견할 방침이다.

김상협·신보영기자 jupit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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