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덴만 여명작전’ 과정에서 해적들의 조준사격을 받고 중상을 입은 석해균(58) 선장은 승선 경력 30년이 넘는 베테랑 항해사다. 그는 이번 작전이 낳은 또 하나의 영웅이다.

그는 경남 밀양의 운정초교와 무안중에서 1, 2 등을 놓치지 않을 정도로 수재로 통했다. 밀양실업고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뒤 해군사관학교에 진학하려 했다. 그러나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초등학교를 일곱 살에 들어가 사관학교에 가려면 1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1971년 해군 부사관 12기로 군 생활을 시작했다. 3년은 군함에서, 2년은 진해 해군작전사령부 예하부대에서 근무하는 등 모두 5년간을 보냈다.

군 제대 후 그는 해기사양성소를 거쳐 3등 항해사가 됐다. 당시에는 선원이 귀할 때여서 배를 타면 육상 근무의 두 배쯤 되는 월급을 받았다. 이렇게 배를 탄 석씨는 2등 항해사, 1등 항해사를 거쳐 10년 전에 마침내 선장이 됐다. 20대 후반에 배를 타기 시작했으니 그의 승선 경력은 30년이 넘는다.

석 선장은 경남 진해에서 부사관으로 복무하던 1975년, 22세의 나이로 최진희(58)씨를 만나 결혼했다. 제대 후엔 ‘뱃사람’이 됐다. 임금이 좀 더 많다는 말에 화물선과 유조선을 택했다고 한다.

석씨의 어머니 손양자(78)씨는 “엊그제 TV로 처음 해균이 소식을 듣고 놀라 드러누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석 선장의 고향인 경남 밀양시 무안면 마흘리 이웃들은 “해균이는 이름난 효자”라고 입을 모았다. 주민 신영주(78)씨는 “큰형인 해균이가 일찍 철이 들어 다섯 형제가 싸움 한번 하지 않고 우애가 깊었다”고 전했다.

석 선장의 둘째 아들 현수(30)씨는 아버지가 오랜만에 귀국하더라도 살갑게 대하거나 많은 얘기를 해주진 않았지만 아내와 자식들 선물은 꼭 챙겨오는 식으로 마음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장석범기자 bu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