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4일 소말리아 해적 퇴치를 위해 ‘돈줄’을 차단하는 국제공조에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또 소말리아 해적 퇴치 연락그룹(CGPCS) 순회 의장국으로서 오는 2월 미국·영국과 공동으로 해적 이동경로 등을 점검할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를 시험 개설하는 등 국제사회의 해적퇴치 정보 공유에도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는 3월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해적 자금차단 전문가회의’에서 미국과 함께 금융제재 방안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회의에는 문하영 외교통상부 재외동포영사 등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정부는 한국이 오는 3월까지 CGPCS 7차 회기 의장국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이번 ‘아덴만 여명작전’ 성공을 계기로 더욱 적극적인 국제공조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오는 2월 가개설을 거쳐 내년부터 정식 운영되는 CGPCS 사이트도 정부가 주도한 결과물이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회의에서 각국 정부, 선사가 수시로 해적 퇴치 정보를 공유하는 장을 마련하자고 제안한 것이 채택됐기 때문이다. 이 당국자는 “해적 퇴치를 위한 국제적인 규범이 아직 없는 상황인데, 미국과 함께 정보공유, 금융제재 등을 통해 규범을 만들어가자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각국마다 이해관계가 엇갈리기 때문에 전망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당장 3월에 처음 열리는 전문가회의에서도 유럽·중동국가들은 원칙적 입장에는 동의하겠지만 선뜻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국 은행의 금융계좌 공개 등을 꺼리기 때문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해적 자금인지 아닌지를 분류하는 작업 자체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