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됐던 삼호주얼리호에 대한 군사작전이 성공하면서 지난해 10월 납치된 금미305호(214t) 문제가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정부는 금미호에 대해서는 군사작전 가능성을 배제하고 협상에도 직접 나서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지만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라는 점에서 외면할 수도 없는 사안이다.

정부 관계자는 24일 “금미호는 납치돼서 이미 소말리아 항구로 들어간 상태이기 때문에 군사작전은 불가능하다”며 “협상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잘 알지도 못하고 석방 노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얘기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금미호는 지난해 10월9일 케냐 해상에서 조업하다 납치돼 소말리아 해적 본거지인 하라데레 항 앞 해상에 24일로 108일째 억류돼 있다. 금미호는 김대근(54) 선주 겸 선장과 김용현(68) 기관장, 중국인 2명, 케냐인 39명 등 43명을 태우고 있다. 중국인 2명도 조선족 출신 중국 동포들이다.

금미호 선원 가족들은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이 성공한 뒤 해적들이 금미호 선원들에게 보복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김 선장의 부인 송모씨는 “삼호주얼리호 구출 뒤엔 현지와 연락이 완전히 끊겼고 정부에서도 아무런 연락이 없다”며 애를 태웠다. 하지만 정부 관계자는 “군사작전 원칙을 고수한 프랑스의 경우, 진압작전이 다른 인질에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며 “이번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이 금미호 선원들의 신변에 특별한 위협이 될 것으로 보지는 않지만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협상은 김 선장이 케냐의 선박 대리점 관계자들과 연락하면서 직접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선장은 최근 통화에서 “현재로서는 우리가 풀려날 수 있는 방법은 몸값을 주는 것뿐”이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해적들은 당초 몸값으로 650만달러를 요구했다가 최근에는 10분의 1 수준인 60만달러까지 낮췄지만 이미 파산한 선사가 돈을 마련하지 못해 협상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영출·부산=김기현기자 ev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