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청해부대의 ‘아덴만 여명작전’ 당시 생포된 소말리아 해적 5명이 국내에서 처벌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해적 인계 및 처벌 방안을 협의 중인 오만·케냐 등이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사회가 해적을 처벌하는 규범은 아직 확립되지 않은 상태로, 해적이 국내에 송환되면 법적 논란이 야기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24일 “해적 처벌 문제를 놓고 인접국과 협의 중인데, 선뜻 나서는 국가가 없다”면서 “계속 협의를 이어가겠지만, 결과가 없으면 국내로 데려와야 하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도 “인접국에 인계하거나, 또는 국내로 데려오거나, 석방하는 방법이 있는데, 석방은 국민적 법 감정에 맞지 않는 것 같다”면서 “어떤 형식이든 해적을 처벌하겠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는 해적 5명을 국내로 이송한다고 해도 법적 문제점은 없다고 보고 있다. 유엔 해양법 105조에 처벌 규정이 있고, 미국 등도 국내에서 해적을 사법처리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또 형법 6조는 ‘대한민국 영역 외에서 대한민국 국민에 대해 죄를 범한 외국인’에 대해서도 형법을 적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형법 340조(해상강도)는 해적행위에 대해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문제는 복잡한 사법 절차와 비용이다. 인권 차원에서 생포된 해적 5명의 가족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하는데, 불안한 소말리아 정세 때문에 쉽지 않다. 또 이송 및 소송비용, 통역, 교정비용 등도 만만치 않다. ‘혈세’로 해적의 의식주를 부담해야 하느냐는 비판도 예상된다.

특히 해적들이 형을 마친 뒤 소말리아 인권 상황을 이유로 난민신청을 할 경우, 절차가 끝날 때까지 추방할 수도 없는 딜레마에 처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가 해적 행위 처벌을 위한 공통 규범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자크 랑 유엔 특별대표도 지난 22일 “단일 사법체계를 만들기 위해 여러 나라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현재 체포된 해적 10명 중 9명은 석방된다”면서 처벌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