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0일 북한의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조문단 파견을 승인하는 한편, 향후 북한과의 창구를 정부 당국으로 일원화하기로 했다.

북한이 지난 17일 현대그룹과의 남북경협사업 합의, 20일 김 전 대통령 유족측을 통한 조문단 파견 통보 등 ‘민간채널’로만 협의하는 방식이 자칫 ‘남남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는 오는 26~28일 금강산에서 이산가족상봉 문제 협의를 위한 남북 적십자회담을 개최하자고 북측에 이날 제안키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오전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조문단의 방문은 수용하되, 협의 창구는 정부로 단일화하겠다”면서 “남남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행위는 불용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김 전 대통령의 장례절차가 국가가 주관하는 ‘국장’임에도 불구, 19~20일 2차례에 걸쳐 김대중 평화센터에 조문단 파견 의사를 밝히는 등 ‘통민봉관(通民封官)’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남남갈등’ 방지 차원으로 보인다.

남북적십자회담 제의

한편 정부는 이날 오후 대한적십자사(한적)를 통해 오는 26~28일 금강산에서 남북적십자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안할 예정이다.

한적 관계자는 “오늘 오후 유종하 총재 명의로 북한적십자회의 장재언 위원장에게 제17차 이산가족 상봉 개최를 위한 남북적십자 회담을 26일부터 28일까지 금강산에서 열자는 제의문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