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22일 미디어법 처리 이후 장외투쟁에 집중해온 민주당이 ‘서거 정국’을 기점으로 대여 투쟁의 거점을 국회로 옮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례형식을 국장으로 결정하고 영결식도 국회에서 열기로 함에 따라 민주당이 등원의 ‘명분’을 찾은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장외투쟁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9월 정기국회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우선 상주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김 전 대통령 서거 이전부터 당내에서 등원론이 고개를 들고 있었던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서거 정국이 민주당의 ‘회군’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특히 이번 서거 정국에서 가장 눈에 띄는 박지원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민주당을 국회로 향하게 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통하는 박 의장은 줄곧 낮에는 국회, 밤에는 광장에서 투쟁해야 한다는 의미로 ‘주국야광’을 강조하며 원내외 투쟁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민주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아직 김 전 대통령 서거 이후를 말하긴 이르다”면서도 “평생을 의회주의자로 살았던 김 전 대통령의 뜻을 받든다는 측면에서 국회에 마련된 빈소는 장외투쟁에 ‘올인’한 민주당에 주는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회 등원을 촉구하는 한나라당을 향해 “여당이 명분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던 민주당에 김 전 대통령이 명분을 준 셈이지만 ‘MB악법 프레임’에 갇혀 향후 진로를 고민하던 민주당이 김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정국 주도권 확보를 위해 국회로 다시 돌아올지 주목된다.

김백기기자 bki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