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마스크 쓴 어린이들 조문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어린이들이 조문을 한 뒤 상주에게 인사하고 있다. 김동훈기자 dhk@munhwa.com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3일째인 20일 공식 빈소가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영등포구 여의동 국회의사당 광장으로 옮겨졌다. 이날은 특히 유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입관식이 거행됐고, 김 전 대통령의 서거 후 얼굴 모습이 사진으로 일반에 처음 공개됐다.

●…오전 11시40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1층 안치실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입관 절차가 시작됐다. 50여분간 염습을 거쳐 오후 1시25분부터 천주교 의식으로 입관의식이 거행됐다. 의식은 김 전 대통령이 생전에 다녔던 서울 마포구 서교동성당 윤일선 주임신부 주관으로 30여분간 유족만 참석한 채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어 참관식에는 유족을 비롯해 김 전 대통령과 함께 활동한 측근들이 동석해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모습을 보고 작별을 고했다. 김 전 대통령은 부인 이희호 여사가 박성실 단국대 전통의상학과 조교수, 서울시 무형문화재 박선영 선생에게 부탁해 마련해 둔 수의를 입은 모습에 평안한 모습이었다. 관은 향나무로 만들어졌으며 옆과 위에는 금박으로 대통령 문양인 봉황무늬가 새겨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회로 옮겨진 빈소를 찾아 김 전 대통령의 영전에 분향한다. 청와대 측은 이날 “오전 중 조문은 어렵고 오후에 빈소를 찾아 조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앞서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맹형규 정무수석을 보내 김 전 대통령의 유족들을 위로했다.

●…오는 23일 거행되는 김대중 전 대통령 영결식에는 역대 국장 및 국민장 가운데 초청 인원이 최대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는 이번 영결식에는 외국 조문사절을 비롯, 장의위원과 유가족 외에도 각계에서 1만명 정도를 초청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행안부는 전날까지 분향소를 찾은 조문객은 5만3000여명으로 집계됐다면서 분향소 설치 작업이 거의 마무리됨에 따라 20일부터 조문객 행렬이 본격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 전 대통령이 건강이 악화되기 직전까지 쓴 100일간의 일기가 21일 공개될 예정이다. 김 전 대통령측 최경환 공보비서관은 20일 “김 전 대통령이 입원하시기 한 달 전까지 쓴 일기 중 일부를 40페이지 분량의 책으로 만들어서 내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 일기는 지난 1월1일부터 6월4일 전까지 약 100일동안 고인이 하루하루 느낀 소회와 단상을 다이어리에 메모형식으로 기록한 것이다. 일기에는 김 전 대통령이 살아온 인생에 대한 소회와 부인 이희호 여사에 대한 애틋한 사랑, 미국 클린턴 전 대통령 등 저명 인사들과의 만남,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심경, 남북관계와 관련한 현 정부에 대한 인식 등이 담겨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애도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전국 각지에서 예정돼 있던 축제, 문화·스포츠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 서울시는 22일 열릴 예정이던 서울문화의 밤(서울광장 및 5개 지구)·국악한마당(능동 숲속의 무대)·행복드림콘서트(월드컵경기장) 등은 장례기간 이후로 연기되고 문화와 예술이 있는 서울광장(매일 밤·서울광장)은 취소됐다.

박세영·최명식·강버들기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