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민주당)의 ‘4·11 국회의원 총선거’ 공천 작업이 중반에 접어든 가운데 양대 정당의 공천 확정자 태반이 전·현직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회 의원, 전·현직 당원협의회(지역위원회) 위원장 등 이미 정치권에 발을 담그고 있던 기존 정치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직선거 출마 경험이 없고 전·현직 당협(지역)위원장도 아닌 비정치권 출신 정치 신인은 새누리당 공천자의 경우 9.8%, 민주당 공천자는 27.0%에 불과했다. 총선 전 ‘안철수(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현상’으로 상징되는 국민들의 정당 불신, 정치 불신에 직면한 여야가 경쟁적으로 ‘새 인물, 새 정치’를 공언했지만 실제 공천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6일 현재 공천이 확정된 새누리당 후보 102명을 분석해 보면 92명(90.2%)이 기존 정치인 범주에 들어갔다. 공직선거 출마 경험이 있는 사람이 대부분으로 현 의원 65명(63.7%), 전 의원 5명(4.9%), 전 지자체장과 지방의원 12명(11.8%), 기타 총선 및 지자체장 선거 출마 경험자 2명(2.0%) 등이었다. 전·현 당협위원장은 8명(7.8%)이었다.

반면 비정치권 출신 정치 신인은 문대성(부산 사하갑)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손수조(부산 사상) 전 주례여고 총학생회장 등 10명에 불과했다.

이들 중 이건영(충남 아산) 전 청와대 행정관, 김동완(충남 당진) 전 충남도 행정부지사 등 청와대 및 지자체 출신들을 빼고 말 그대로 ‘정치권 근처에도 없었던’ 신인들만 추려 내면 8명(7.8%)에 불과했다.

6일 5차 공천자 발표로 총 126명을 공천한 민주당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현 의원 34명(27.0%), 전 의원 26명(20.6%), 전 지자체장과 지방의원 3명(2.4%), 기타 총선 및 지자체장 선거 출마 경험자 5명(4.0%), 전·현 지역위원장 24명(19.1%) 등 정치인이 92명(73.0%)을 차지했다. 비정치권 출신 정치 신인은 34명으로 전체 공천자의 27.0%에 불과했다.

문재인(부산 사상)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종민(충남 논산·계룡·금산) 전 충남도 정무부지사 등 청와대 및 지자체 출신 9명을 빼면 순수 정치 신인은 25명(19.8%)으로 줄었다.

이에 대해 이정희(정치학) 한국외대 교수는 6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광범위한 정치혐오증 때문에 비정치권 출신들이 정치 참여를 꺼리는 데다 정당들도 인지도가 낮은 신인을 등용하는 데 소극적이기 때문”이라며 “안철수 원장이 신당을 만들어 총선에 뛰어들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었을 텐데 아쉬운 감이 있다”고 말했다.

오남석·김하나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