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민주당)의 공천 탈락자들이 공천결과에 반발해 창당을 하거나 기존 제 3정당에 입당하는 것과는 별도로 무소속이나 무소속 연대를 조직해 명예회복을 노리는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새누리당 대 민주당 양자대결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됐던 ‘4·11 국회의원 총선거’의 선거구도를 바꿀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무소속 출마 움직임이 탄력을 받는 것은 4월 총선이 30여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새로운 당을 만드는 것이 물리적으로 쉽지 않은 데다 당의 ‘잘못된 공천’을 부각시켜 지역민들의 표심을 자극하기에는 당적을 바꾸는 것보다 무소속 출마가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강봉균(전북 군산) 의원은 6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홍위병 같은 외부 공천심사위원들이 어디선가 가져온 시나리오대로 공천을 하고 있다”며 “공천 탈락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는 지역민들의 항의와 무소속 출마 권유가 잇따르고 있어 심각하게 (무소속 출마를)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한광옥 전 상임고문이 추진하는 구민주계 중심의 ‘민주동우회’같은 단체에는 관심이 없다”면서도 “같이 탈락한 전문관료 출신들과 함께 행후 행보의 보조를 맞출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5일 강 의원을 비롯해 최인기(전남 나주·화순)·조영택(광주 서갑)·신건(전북 전주 완산갑)·김영진(광주 서을) 의원 등 장관급 관료 출신들을 공천에서 탈락시켰다.

새누리당에서도 무소속 출마 조짐이 가시화되고 있다. 공천에서 탈락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경남 거제)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은 이날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출마를 결심했다”며 “지역 여론이 상당히 좋기 때문에 (당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무소속 출마를 시사했다. 공천에서 대거 탈락한 친이(친이명박)계의 조직화 움직임도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이화수(경기 안산 상록갑) 의원은 “여론조사에서 크게 앞섰는데, 터무니없는 공천결과가 나왔다”며 “여러가지 방안을 놓고 논의할 것이며, 일단 연락이 닿은 사람끼리 모임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석용(서울 강동을) 의원도 “당을 만들었으면 좋겠지만 시간이 촉박한 만큼 무소속 출마로 생각을 잡았다”며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만나 구체적인 방향을 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유병권·김동하기자 yb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