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 조치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이 화폐 발행을 늘릴 경우 달러 약세가 심화돼 중국 보유 국채 가치가 더 떨어지는 것은 물론 늘어난 달러의 중국 유입으로 인한 위안화의 추가 발행,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의 가속화, 위안화 절상 압력 등 중국이 원하지 않는 모든 악재가 QE3에 숨어 있기 때문이다.

박한진(경제학 박사) KOTRA 베이징코리아센터 부관장은 8일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사태와 관련, “중국이 가장 원하지 않는 경우는 미국의 현재 상황이 더 악화되면서 3차 양적완화 조치에 들어갈 경우”라면서 침묵하고 있는 중국 당국의 복잡한 속내를 진단했다.

그는 “9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국채 매입 방식으로 돈을 푸는 3차 양적완화 조치가 다시 동원될 경우 중국으로서는 최악의 상황”이라며 “미국의 양적 완화 조치는 달러 가치하락으로 보유 중인 외환 자산 손실은 물론 불어난 달러가 중국으로 유입되고, 중국 역시 불어난 달러만큼 또 다른 위안화를 발행해야 하면서 결국 가뜩이나 고물가로 허덕이는 인플레이션을 더욱 부채질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FOMC 회의결과는 한국시간으로 10일 새벽 발표될 예정이다.

판잉리(潘英麗) 상하이자오퉁(上海交通)대 금융학과 교수도 “미 달러화표시 보유 외화자산에 대한 리스크가 증대되고 미 연준의 3차 양적완화 정책이 실시될 경우 “중국 등 신흥국가들의 금리 상승과 핫머니 유입에 따른 통화팽창 압력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며 “미국의 실업률 상승과 소비위축에 따라 미국의 최대수입국인 중국은 위안화 절상과 그에 따른 수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미국이 3차 양적완화에 나서 달러 가치를 더욱 떨어뜨리고 인플레이션 부담을 가중시킬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견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잇단 논평을 통해 “미국은 기축통화 발행국으로서 달러의 평가절하를 방치해서는 안 되며 새로운 화폐 발행으로 평가절하를 심화시켜서는 안 된다”며 3차 양적완화 논의 자체를 견제하고 나서는가 하면, “미국은 국채발행에 ‘중독’된 습관을 끝내야 하며, 미국의 화폐(달러) 발행은 국제사회의 감독을 받아야 한다”고 연일 미국의 추가 화폐 발행을 경계하고 있다.

베이징 = 한강우특파원 hanga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