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용 평가사 무디스가 8일 일본의 ‘환율 개입’이 효과가 없을뿐더러 ‘신용등급에도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무디스는 이날 일본이 실시한 환율 시장 개입이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신용등급에도 마이너스 효과를 줄 것이라고 발표했다. 무디스는 “일본 정부가 어느 정도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 해도 엔고를 저지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일본은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세계 경제 쇼크 속에서 50조엔을 풀어 ‘엔고 저지 총력전’을 벌이겠다고 다짐한 상태다.

무디스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일본 안팎의 전문가들은 “일본의 시장 개입은 상징적 의미뿐”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정부의 개입으로 엔화 가치가 떨어지더라도 시장 논리에 따라 빠르게 회복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일본 정부의 개입이 한차례 ‘쇼크’에 그쳐 ‘쇼크와 엔고 회복’이라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뿐이라는 것이다. 이에 미국 신용등급 하락 이후 시장에서는 ‘슈퍼 엔고’, ‘엔 초강세’라는 용어가 키워드로 부상 중이다. 하지만 미국 경제와 유럽 금융 위기에 대한 우려에 대한 반작용으로 움직이는 ‘엔고’를 잡기 위해서는 일본 정부로서는 개입 이외에는 별다른 대책이 없는 상태다.

한편 엔고와 함께 일본의 재정적자도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의 재정적자는 올해 말이면 1000조엔(약 1경2000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500조엔 규모인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2배인 셈이다. 이제까지 일본 국채는 상당부분을 자국 국민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돼 왔다. 하지만 그리스에 이어 유로(유로 사용 17개국) 경제 3위국인 이탈리아가 재정 위기로 순식간에 유럽의 골칫거리로 떠오르자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 일본 재정적자와 부채가 예상치 못한 상태에서 터져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의 퇴진 문제로 정치가 무력화된 상태로 정치적 조정능력이 없다는 점 때문에 이 같은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최현미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