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정부와 경제계가 연일 폭등하는 스위스프랑 가치에 초긴장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스위스프랑의 가치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하자 스위스 연방정부는 8일 긴급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미슐린 칼미레이 대통령은 이날 TV에 출연해 스위스프랑 강세에 따른 영향을 상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러시아와 중국에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을 지원하는 것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달러화는 이날 1달러에 0.7458 스위스프랑에 거래돼 스위스프랑화 대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화 가치는 1년 전에 비해 무려 30%가량 폭락한 것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정부와 국립은행이 스위스프랑 가치를 낮추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스위스프랑화의 강세는 수출중심과 관광중심의 스위스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위스 최대 시계업체 스와치 그룹의 경우 이날 취리히 증시에서 주가가 2.5% 하락했고, 올해 상반기 호텔 투숙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했다. 스위스 거주자들이 인접한 프랑스와 독일 등으로 건너가 생필품을 구입하는 현상이 늘어나면서 국내 소비에도 상당한 타격을 주고 있다.

경제부 산하 대외경제본부(SECO)는 이날 “스위스프랑 강세로 인해 올해 하반기 기계산업 등 수출업종을 중심으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며, 금융과 관광 업계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위스의 실업률은 현재 2.8%를 기록하고 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