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의 미국 국가 신용등급 강등 조치 이후 처음으로 열린 미국과 유럽 증권시장이 초토화됐다.

8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난 주말 종가보다 634.76포인트(5.55%) 폭락한 10809.85에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일 심리적 저지선인 12000선이 뚫린 지 4거래일 만에 11000선마저 무너져 내렸다. 하루 낙폭으로는 뉴욕 주식시장 115년 역사상 6번째로 큰 것이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기술주 중심의 S&P500지수도 79.92포인트(6.66%) 내린 1119.46에, 나스닥 종합지수는 174.72포인트(6.90%) 하락한 2357.69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신용평가기관이 뭐라고 하든 우리는 언제나 ‘AAA등급’ 국가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국민들을 달랬지만 투자심리를 회복시키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더욱이 S&P는 예고한 대로 미국 국책 모기지 기관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증권관련 공공기관들의 신용등급을 모두 한 계단씩 낮춰 위축된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S&P의 경쟁사인 미국 무디스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발표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유럽 증시 역시 이날 일제히 폭락하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독일 DAX30지수는 312.89포인트(5.02%) 폭락한 5923.27로 마감하며 6000선이 무너졌다. 영국 FTSE100지수는 178.04포인트(3.39%) 하락한 5068.95, 프랑스 CAC40지수는 153.37포인트(4.68%) 급락한 3125.19를 각각 기록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개입에 힘입어 상승세로 출발했던 이탈리아 MIB지수와 IBEX35지수도 각각 2.35%, 2.44% 떨어졌다.

유회경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