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륙허가 과정 등 규명돼야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사고 원인 조사가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관제탑 대응이 적절했는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1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사고 발생 직전 이뤄진 제주항공 사고 여객기 조종사와 무안공항 관제탑 간 교신에서 참사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교신 내용을 종합하면 무안공항 관제탑은 29일 오전 8시 54분 사고기인 7C2216편(보잉 737-800)에 “활주로 1번 방향으로 내려오라”고 착륙 허가를 줬지만 그로부터 3분 뒤인 오전 8시 57분 조류 활동에 따른 충돌을 경고하게 된다. 경고 2분 뒤인 8시 59분 조종사가 ‘메이데이’(조난) 신호를 관제탑으로 보내며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간다.

9시 1차 착륙 시도를 하던 사고기는 중간에서 왼쪽으로 기수를 틀어 활주로 위를 벗어났다. 이후 오른쪽으로 선회해 북쪽에서 남쪽으로 역방향 진입, 2차 착륙을 시도했고 9시 1분 활주로 19번 방향 착륙을 허가받게 된다.

랜딩 기어(비행기 바퀴)가 내려오지 않은 상태에서 9시 2분 몸통으로 동체 착륙하던 사고기는 결국 1분 뒤인 9시 3분 콘크리트 재질로 된 로컬라이저(방위각, 착륙 유도 안전시설) 및 외벽과 충돌하고 만다. 사고기 조종사가 조난 신호를 보낸 뒤 단 2분 만에 반대방향으로의 착륙허가가 나고 4분 만에 폭발한 셈이다.

이에 따라 왜 관제탑이 사고기에 충분히 선회할 시간을 주지 않고 구조 신호를 보낸 지 2분 만에 활주로를 바꿔 2차 착륙허가를 내줬는지가 의문으로 남는다. 국토부도 사고기 조종사와 교신한 관제사 2명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

박수진·이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