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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권, 연초부터 퇴직접수

‘2차 베이비부머’ 임금피크 돌입
작년보다 퇴직자 더 많아질 듯
신한, 38세 이상까지 대상 확대

퇴직금 규모 지난해 수준될 듯

지난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에서 희망퇴직으로 2000명에 가까운 직원들이 짐을 싼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들은 올해도 연초부터 줄줄이 희망퇴직 접수에 나섰는데, 점포 효율화·조직 슬림화를 위해 퇴직 대상자를 30대 직원까지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2차 베이비부머 세대’(1964~1974년생)의 임금피크 돌입 시기가 맞물리며 퇴직 인원이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퇴직금 규모는 ‘이자장사’ 비판을 의식한 듯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은행의 희망퇴직자는 모두 198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국민은행 674명, 신한은행 234명, 하나은행 325명, 우리은행 363명, NH농협은행 391명이다. 은행들은 고비용의 인력 구조 개선과 조직 슬림화를 위해 매년 대규모 희망퇴직을 시행하고 있다. 금융업 디지털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점포 및 창구 직원 축소가 이뤄지고 있고, 정보기술(IT) 인력에 대한 수요로 세대교체도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는 은행별로 이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수가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은행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희망퇴직 절차에 돌입하기도 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전날 퇴직발령을 단행했다. 전년과 달리 38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대상자를 넓혔다. 올해 희망퇴직 규모는 541명인데, 이는 지난해의 2배가 넘는 숫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2차 베이비부머 세대 중에서 1969~1972년생 직원들의 임금피크제가 처음으로 시작되면서 희망퇴직 인원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16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는데, 현재까지 650여 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에는 1972년생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으나, 올해는 1974년생으로 대상 범위를 넓혔다. 하나은행은 오는 6일까지, 우리은행은 오는 7일까지 희망퇴직을 신청받는다. 희망퇴직금은 지난해와 비슷한 분위기다. 하나은행의 경우 특별퇴직자로 선정되면 특별퇴직금으로 연령에 따라 최대 24~31개월치 평균 임금을 받는데, 지난해 초 진행된 희망퇴직과 같은 조건이다. 이를 두고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이자 마진으로 손쉽게 돈을 벌었다는 비판적인 시선이 있어 지난해 역대급 실적에도 불구하고 퇴직금을 높게 책정하긴 힘든 분위기”라고 말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