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尹 지켜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부근에 집결한 보수단체 등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 반대집회를 개최하고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문호남 기자

‘尹 체포집행’ 앞다퉈 생중계
계엄후 조회수 3배이상 늘어

“수익 목적 혐오정치 부추겨”

“사회 곳곳에 간첩이 숨어 있다. 우리가 싸워야 한다”(‘신의한수’ 신혜식 대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한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는 극우 유튜버들과 지지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유튜버들은 생중계를 통해 “반국가세력으로부터 윤석열 대통령과 대한민국을 지키자”며 지지층을 선동했고, 지지층들은 영상을 시청하면서 ‘슈퍼챗’(후원금)을 날렸다.

이날 공수처가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하자 ‘신의한수’ ‘홍철기TV’ 등 유튜버들은 앞다퉈 상황을 생중계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1일 밤 지지자들에게 전달한 서한에서 “유튜브를 통해 애국시민들이 애쓰는 모습을 보고 있다”고 언급할 정도로 윤 대통령도 유튜브 생중계 시청자다.

‘아스팔트 우파’를 대변해온 극우 유튜버들은 반국가세력으로부터 윤 대통령을 지키자며 관저 앞 결집을 촉구하고 있다. 직접 연단에 오른 유튜버도 있었다. 구독자 158만 명을 보유한 ‘신의한수’ 채널 신 대표는 연단에서 “유튜브를 보면 용산으로 집결하라”고 말했다. 구독자 116만 명의 ‘고성국TV’ 채널 고성국 대표도 “(윤 대통령은) 자유 우파 국민과 손잡고 버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독자 136만 명을 보유한 ‘배승희 변호사’ 채널 배승희 변호사도 “애국시민 여러분, 대통령 관저로 모여달라”고 말했다.

극우 유튜버들은 이번 계엄 및 탄핵 정국에서 지지층을 자극해 조회 수를 대폭 늘렸고, 상당한 수익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튜브는 영상 조회 수가 높을수록 수익을 얻는다. 유튜브 채널 분석 플랫폼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신의한수’ 조회 수는 윤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 전인 지난해 11월 826만 회에서 12월 2735만 회로 3배 이상으로 높아졌다. 이 덕분에 ‘신의한수’는 계엄 사태 후 후원금만 약 1억2087만 원을 거뒀다. 구독자 101만 명을 보유한 ‘성창경 TV’ 채널 영상 조회 수도 3799만 회에서 9735만 회로 껑충 뛰었다. 유튜버들은 영장 집행 상황을 중계하면서 후원금을 보내달라며 영상 하단에 은행·계좌번호를 띄우고 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수익을 목적으로 지지층을 결집하고 편향적인 정보만 생산해 정치 양극화는 물론 혐오 정치를 부추기고 있다”며 “정치인들도 편향된 지지층만 보면서 정치를 하게 만드는 등 부작용이 크다”고 우려했다.

염유섭·김보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