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31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사고 현장에 충돌로 부서진 로컬라이저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활주로 300m 이내 구조물은
쉽게 부러져야’ 기준 못미쳐

국토부, 무안공항 관제사 조사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당시 활주로 주변 콘크리트 둔덕 위 ‘로컬라이저(방위각, 착륙유도 안전 시설)’의 설치 상태가 국제적 기준에 맞지 않으면서 무안공항이 ‘안전 사각지대’였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활주로에서 300m 이내 구조물은 쉽게 부러지도록 해야 한다’는 국제 규정과 달리 이례적으로 콘크리트 둔덕 위에 로컬라이저가 설치되면서 동체 착륙한 항공기는 큰 충격으로 두동강 났다.

31일 당국에 따르면 공항 활주로에서 264m가량 떨어진 비활주로에 콘크리트 둔덕이 설치돼 있다. 인천, 김포 등 대다수 국제공항은 로컬라이저와의 거리가 300m 이상인 데 반해 가깝게 위치한 것이다. 관련 법상 로컬라이저 등의 시설은 ‘부러지기 쉬운’ 재질의 장착대에 설치해야 하는데, 무안공항은 반대로 보수공사를 통해 단단한 콘크리트 기둥을 세웠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규정에 따르면 쉽게 부러지지 않는 구조물이 활주로 말단으로부터 300m 이내에 위치한 경우, 해당 구조물은 부러지기 쉬운 구조물로 교체하거나 활주로 말단에서 300m 이상 떨어진 위치로 재배치해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전날 “여수공항과 청주공항 등에도 콘크리트 구조물 형태로 방위각 시설이 있다”며 규정 위반이 아니라고 설명했지만, 되레 이들 공항이 ‘제2·3의 무안공항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국토부는 이날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폐쇄를 내년 1월 8일 오전까지 일주일 연장한 뒤, 추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블랙박스와 함께 관제사 조사도 진행 중이다. 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당시 관제탑에는 담당 관제사 2인이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전일 관제사 면담과 관제통신기록 전체를 입수했으며, 내용을 토대로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수한·조언·이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