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NTSB측 합류 불구 조사 시일
조종실음성기록장치 손상 없어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원인의 열쇠를 쥐고 있는 블랙박스에서 내부를 연결하는 커넥터 손상이 확인됐다. 전일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측의 합류로 조사에 속도가 날 것으로 기대됐지만 사고 원인 파악까지 최소 6개월 넘게 걸릴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31일 “여객기 제작사인 보잉과 NTSB 등 미국 측 관계자 총 8명이 전일 밤 국내에 도착하면서 우리 팀과 조사에 합류하게 됐다”며 “다만 그사이 블랙박스 2개 중 하나인 비행자료기록장치(FDR) 내부를 연결하는 선이 손상된 것이 발견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지난 29일 현장에서 제주항공 7C2216 여객기의 블랙박스를 모두 수거해 김포공항 시험분석센터로 이송했다. 당시에도 FDR 외관에 손상이 있다고 발표했는데, 추후 확인한 결과 커넥터가 훼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블랙박스 중 FDR은 항공기의 3차원적 비행경로와 각 장치의 단위별 작동상태를 디지털, 자기, 수치 등 신호로 녹화·보존하는 역할을 한다. FDR은 항공기의 3차원적인 비행경로와 각 장치의 단위별 작동 상태를 기록하는 만큼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중요한 자료다. 내부를 연결하는 선이 손상됐더라도 우회적으로 자료를 분석할 방법은 있는지 추가 확인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각에서 미국으로 보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는데, 우선 자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먼저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또 다른 블랙박스 조종실음성기록장치(CVR)는 진흙 등 오염물질이 묻어 있었지만 손상이 없는 상태다.

CVR은 조종실 내 승무원 간의 대화, 관제기관과 승무원 간의 교신내용, 조종실 내 각종 경고음 등을 기록하는 장치다. 이휘영 인하공전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CVR은 일종의 녹음 장치이기 때문에 정말 훼손이 되지 않았다면 바로 내용 확인이 가능하다”면서도 “다만 CVR 내용이 확인되더라도 다른 블랙박스 분석을 통해 정보의 정확성을 파악해 실제 공개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주 기자 joo4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