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혁명조직 ‘RO(Revolutionary Organization)’의 내란음모 혐의 등을 수사 중인 국가정보원은 RO의 지역·부문별 책임자들을 연일 불러 RO 조직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사건의 일부를 송치받은 검찰은 RO 조직 구성 체계를 밝히면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구성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정원은 10일 박민정 통합진보당 전 청년위원장을 내곡동 본원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구속된 이석기 통진당 의원은 닷새째 경기지부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김근래 통진당 경기도당 부위원장, 우위영 전 통진당 대변인 등은 11일 소환이 예정돼 있다.

국정원은 앞서 조양원 사회동향연구소 대표, 김홍렬 통진당 경기도당 위원장 등을 소환한 바 있다. RO의 지역·부문별 책임자로 분류된 이들 중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 등 3명을 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하고 있다.

국정원은 현재 수사 대상을 이른바 RO의 ‘상급 세포책’이라고 보고 있으며, 이들에 대한 수사를 이번 주쯤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국정원은 RO의 상층부에 대한 1차 수사가 끝나면 5월 12일 서울 합정동 회합에 참석한 인사 전원에 대한 소환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내란음모라는 중차대한 범죄를 모의한 만큼 참가자 전원을 기소해 처벌해야 한다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모임에 참석한 김재연·김미희 통진당 의원에 대한 소환 통보도 이르면 다음 주쯤에는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수사당국은 RO 조직원을 상대로 조직의 체계, 북한 인사 접촉 등을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조직 구성 체계가 좀 더 명확히 드러나면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구성 혐의를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검찰의 1차적인 목표는 RO를 반국가단체 구성 혐의로 기소하는 것이 될 것”이라며 “법원이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대기 때문에 RO의 결성 시기 등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