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從北)세력이 지하조직 및 정당, 공개단체 형태로 활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사법부가 이적(利敵)단체라고 판명한 단체마저 사후 제재할 수 있는 법적 조치가 없어 ‘이적세력의 재생산’을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반국가·이적단체 해산에 대한 법적 미비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9일 ‘합법을 가장한 이적단체,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긴급 토론회를 열고, “이석기 사태는 종북 세력이 국회 진출을 통해 합법적으로 국가기밀을 빼내고, 국민의 세금으로 공개적인 반국가 활동을 하면서 세력을 키워온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한기홍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는 “과거에는 종북세력이 지하세력을 중심으로 북한의 지시를 받아 움직였다면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과 같은 큰 조직이 사라진 2000년대 이후부터는 소규모로 운영되고 목적 또한 핵심 정치권에 들어가 국가 정보를 입수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2006년 일심회 사건, 2011년 왕재산 간첩단 사건 등 최근의 사건들은 정치권에 입성한 종북세력들의 이적활동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토론자인 김상겸(법학) 동국대 교수는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로 규정됐다 하더라도 이적행위가 드러난 구성원에 대한 처벌만 가능할 뿐 이외 구성원 등 단체 전체에 대한 제재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며 “국회 차원에서 법적 미비점을 보완해 적어도 이적단체로 판명난 단체와 그 구성원에 대해서는 정치활동 등을 제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통합진보당의 해산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차기환 변호사는 이 자리에서 “민혁당 사건으로 유죄판결을 받고, 현재 내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의원은 통진당의 리더로 보이는데다 일심회 사건, 왕재산 사건 관련자들이 통진당 주요 당직이나 당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종북 내지 친북 세력의 활동 공간을 확대해 주고 북한과의 연방제 통일을 주장하며 북한의 침략 시 후방 교란행위를 논의하는 통진당은 더 이상 헌법상 정당에 대한 보호를 받을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