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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당국이 대법원의 확정 판결 이후에도 공식·비공식적으로 이적(利敵)단체 활동을 하고 있는 곳을 ‘7개+α’로 보는 것은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음모 혐의 사건에서 실체가 드러난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와 같은 지하조직이 몇 개는 더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다.

RO의 뿌리가 이미 지난 2000년 이적단체로 판명돼 해산한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이었으며, RO는 그 재건 조직이었을 것이라는 전망이 이를 뒷받침해 준다.

당국은 이같이 드러나지 않은 조직이 최소한 몇 개는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즉 국내 활동 중인 이적단체 숫자는 사실상 10개를 넘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사정당국의 한 고위 관계자가 9일 “이 의원이 총책이었던 RO 조직과 같은 사건이 몇 개 더 있다”고 밝힌 것은, 법적 근거가 없어 이적단체를 해산시키지 못하면서 이 단체들에서 파생한 지하조직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됐음을 보여준다.

민혁당 사건으로 유죄 판결 후 복역하다 풀려났던 이 의원의 경우처럼 과거 이적단체 가입활동을 했던 인사 상당수가 지하에서 암약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민혁당 사건의 경우만 해도 당시 수도남부지역사업부, 부산지역위원회, 경기남부위원회 간부 등이 통진당과 종북(從北) 활동의 중심세력이 됐다. 남조선민족해방전선(남민전) 출신의 한 간부도 다른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기도 했다.

대법원에서 이적단체 등으로 확정 판결을 받은 단체는 25개다. 이 가운데 7개의 이적단체가 활동 중인 것으로 국정원은 공식 확인했다. 활동 중인 단체는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범민련 해외본부, 민족자주평화통일중앙회의(민자통), 우리민족연방제통일추진회의(연방통추), 청주통일청년회 등 5개 단체다.

국정원은 이에 더해 이미 소멸된 이적단체 가운데 최소한 두 곳이 이름만 바꿔 그대로 활동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표적 이적단체로 꼽히는 범민련은 북한이 대남공작 차원에서 남북한 및 해외동포를 연계해 결성한 친북반한(親北反韓) 통일운동전선체로, 북한의 대남공작부서인 통일전선부가 직접 관할, 조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