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발 추가도발 경계령은 13일에도 해제되지 않았다.

국가정보원, 국방부는 북한이 12일 전격적인 3차 핵실험에 이어 향후 취할 도발 조치로 ▲4차·5차 핵실험 실시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시험 ▲핵탄두 실전 배치 선언 등을 열거하며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밝혔다. 이중 추가 핵실험 도발이나 미국을 겨냥한 ICBM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쌍끌이 식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외교 당국의 고위관계자는 이날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 조치를 구실로 삼아 추가 도발을 감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발 경계경보 사이렌이 언제 끝날지는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실제 북한은 핵실험 8시간 만에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추가 대응조치를 위협했다. 대변인 담화는 이번 3차 핵실험이 미국의 대북 적대행위에 대한 ‘1차적인 대응조치’라고 미국을 직접 겨냥한 뒤 “향후 미국 태도에 따라 ‘2, 3차 대응조치’ 등이 취해질 수 있다”고 위협했다. 담화는 국제사회 대북제재 움직임에도 “무자비한 보복타격”을 거론했다.

북한은 최근 들어 “핵실험이 아니라 그보다 더한 것도 해야 한다”고 언급하는 등 대북제재 움직임에 강한 반발을 드러내고 있다. 북한이 핵실험과 관련, “소형화, 경량화에 성공했다”고 주장하지만 국제사회의 평가가 “과장됐다”며 반신반의하는 가운데 플루토늄 핵폭탄 시험, 수소폭탄 전 단계의 핵융합 기술시험 등으로 맞설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정부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과거와 달리 핵실험을 두 차례 이상 단행할 가능성에도 주목해왔다. 정승조 합참의장은 지난 6일 국회에서 북한이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탄을 이용한 핵실험을 동시에 하는 것도 가능한 방안으로 추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이 지난해 12월 12일 장거리 미사일 ‘은하 3호’를 발사한 뒤 “장거리 로켓을 계속 발사하겠다”고 공언해온 만큼 핵무기 운반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가까운 시일 내에 또다시 발사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이 미국에 대한 위협을 극대화하려고 ICBM 시험발사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ICBM 시험발사는 미국 본토가 북한의 ‘핵무기 타격권’안에 들어가게 된다는 점에서 위협수준이 더 높을 수밖에 없다.

북한은 실제 이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미국을 직접 겨냥한 발언들을 쏟아냈다. 담화는 “이번 핵실험의 주된 목적은 미국의 날강도적인 적대행위에 대한 우리 군대와 인민의 치솟는 분노를 보여주고 나라의 자주권을 끝까지 지키려는 선군 조선의 의지와 능력을 과시하는데 있다”고 위협했다.

북한은 지난해 4월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을 맞아 인민군 열병식을 진행하면서 ICBM으로 추정되는 신형 장거리 미사일을 처음으로 공개한 바 있다.

북한이 이 ICBM을 실전 배치하려면 시험 발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냉각국면이 길어진다면 북한이 ICBM으로 도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과거 ‘대청해전’, ‘연평도포격도발’과 같은 국지전적인 무력도발 가능성도 있어 군은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김상협 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