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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3차 핵실험을 계기로 한국군도 핵으로 무장해 북한의 핵개발을 억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가 하면 초정밀 타격 능력을 갖춘 무기 보유,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구축은 물론, 북한의 핵공격 징후가 보일 경우 미리 공격하는 군사적 선제타격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북핵 포기를 위한 외교적 노력이 실패하면서 ‘군사적 옵션’으로 북한 핵보유 능력을 제거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으로서는 어느 것 하나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남북 비대칭전력 개선 여부 = 북한의 3차 핵실험 직후 일부 정치권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주한미군에 전술 핵을 재배치하거나 독자적으로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내용의 한국군의 핵 무장론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정몽준 의원은 앞서 12일 북한의 3차 핵실험 대책과 관련, “우리로서는 북핵 폐기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면서도 북한의 도발에 대응할 수 있는 우리 스스로의 핵 억제력을 갖추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은 1기 남아 있던 주한미군의 전술핵이 철수된 1991년 당시 노태우 대통령의 비핵화 선언 이후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핵을 평화적으로 사용하기로 협약하면서 플루토늄 재처리 등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한국의 핵무장은 일본의 핵무장을 촉진시키는 등 동북아의 ‘핵 도미노’를 초래하면서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가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어 미국이 절대로 용인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핵무기를 자체 개발하기보다 미국의 맞춤형 억제 전력을 제공받아 남북간 비대칭 전력의 공백을 메우게 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13일 “우리가 북한의 핵공격을 받으면 미국으로부터 핵무기와 함께 첨단무기로 대응하는 맞춤형 억제 전력을 제공받게 된다”며 “이 경우 북에 대한 보복은 사거리가 짧고(수백㎞) 무게가 가벼운(핵 배낭 등) 전술핵과 달리 위력이 크고 다양한 방식의 전략핵으로 대응하게 되며, 여기에는 미국 본토에서 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B-2 폭격기를 이용한 핵 공격,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등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 북핵 도발시 방어 능력 = 우리 군은 북한이 핵미사일을 사용하려는 징후가 짙을 경우 발사 직전 이를 정밀 타격하는 선제타격 능력 향상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 구축도 서두르고 있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12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핵무기는 절대무기고 핵무기 투발(投發)시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며 “사전에 파괴하는 것이 최선의 대안”이라고 밝혀 북의 핵 공격 징후에 대한 선제 타격 방안을 언급했다.

김 장관이 밝힌 북한의 핵무기에 대한 선제 타격 개념은 ‘탐지→식별→결심→타격’ 순서로 진행되는 ‘킬 체인(kill chain)’이다. 표적 탐지(1분), 좌표 식별(1분), 사용 무기 선정과 발사 결심(3분) 등의 과정을 5분 안에 마치고, 25분내에 타격을 완료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우리 군은 사거리 180∼300㎞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며, 북한 후방 기지 공격이 가능한 사거리 800㎞의 탄도미사일을 2015년까지 전력화하는 계획을 최대한 앞당길 방침이다. 또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패트리엇(PAC-2)을 PAC-3 체계로 성능을 개량하거나 PAC-3 완제품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과 함께 최고 수준의 순항미사일을 조만간 공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중이다.

특히 한·미는 현재 북한의 핵개발 장소와 미사일 기지 등 대량파괴무기(WMD) 관련 시설을 ‘표적 목록’으로 만들어 계속 보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이 이동식 발사대를 통해 발사 장소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능력을 강화하고 있어 이를 사전에 탐지해 선제 타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군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강우 기자 hanga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