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2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인근에서 3차 핵실험을 벌인 가운데 만탑산 인근에는 사용하지 않은 갱도가 남아 있어 추가로 핵실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이날 북한 외무성은 “3차 핵실험이 1차 대응조치”라며 “미국이 적대적으로 정세를 복잡하게 하면 2, 3차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혀 추가 핵실험 가능성을 시사했다.

13일 군 관계자는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북한이 추가로 핵실험을 할 수도 있어 한미 연합정보자산을 집중 투입해서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2006년 10월 만탑산 동쪽 갱도(1번)에서 1차 핵실험을 한 후 2009년 5월에는 서쪽 갱도(2번)에서 2차 핵실험을 벌였다. 이후 동쪽 갱도는 폐쇄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남쪽에 새로운 갱도(3번)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핵실험 이전에 서쪽과 남쪽 갱도 모두에서 준비를 해왔다.

특히 핵실험이 임박한 2월 들어서 서쪽 갱도는 준비의 마지막 단계인 9단계까지 완료했고 남쪽 갱도는 7단계인 주변 은·엄폐 이상까지 이뤄졌다. 정부의 추정대로 북한의 3차 핵실험이 서쪽 갱도에서 이뤄진 것이면 남쪽 갱도는 준비가 완료된 상태로 남아 있다.

북한의 사전준비를 의식하듯 12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한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은 북한이 추가 핵실험 및 이동식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시험발사, 핵탄두 실전배치 선언 가능성 등이 상존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추가로 핵실험을 한다면 남쪽 갱도일 가능성이 높다. 또 북한이 3차 핵실험은 한 차례로 끝났지만 산속에 수평으로 나 있는 갱도 특성상, 갱도 안에 또 다른 갱도를 만들어 한 번에 수개의 원자탄을 실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연속적인 핵실험은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수준의 소형 핵탄두 완성을 의미한다. 파키스탄의 경우 지난 1998년 5월 이틀에 걸쳐 6차례 연속으로 핵실험을 실시했다. 연속해서 실험을 하는 이유는 단기간에 소형화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일반적으로 핵무기는 ▲핵물질 획득+고폭장치 개발 ▲핵무기 제조 ▲핵실험 ▲소형화 및 전력화란 4단계 과정을 거친다. 북한은 이 중 3단계인 핵실험까지 마친 상태다. 마지막 단계인 소형화 및 전력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핵무기를 운반체계에 탑재할 수 있는 크기로 줄여야 하고 핵무기에 대한 지휘통제체제가 수립돼야 한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소형화를 이뤘다는 주장을 미뤄보면 스커드-B형에 장착할 수준인 1000㎏ 이하까지 소형화를 이뤘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통상 핵무기의 소형화는 중량 1000㎏, 직경 90㎝ 이하가 기준이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