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와 여야 정치권은 13일 북한의 3차 핵실험 강행을 ‘명백한 도발’로 규정하고 규탄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북핵 문제에 초당적으로 대응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 등 15명이 제출한 ‘북한의 핵실험 규탄 및 핵폐기 촉구 결의안’과 심재권 민주통합당 의원 등 11명이 낸 ‘북한의 핵실험 규탄 및 남북관계개선 촉구 결의안’에 대해 논의한 뒤 북한의 핵실험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 결의안은 전날 국방위원회에서 채택된 규탄결의안과 함께 국회 본회의에 상정해 국회 차원의 결의안 채택을 추진키로 했다.

새누리당은 남북간의 ‘군사적 균형’을 주장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오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북한의 행위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일 뿐 아니라 남북간의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완전히 무시하는 도발행위”라며 “이제는 무엇보다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균형이 중요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우리도 이제 단순히 대화에만 매달릴 수는 없다”면서 “대화를 하더라도 북한에 오판의 기회를 주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이번 핵실험이) 장차 몰고 올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은 물론 ‘핵 도미노’와 같은 상황까지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몽준 전 대표도 이날 회의에서 “이제 우리로서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며 “우리로서는 북한 핵의 폐기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면서도 북한의 도발에 대응할 수 있는 우리 스스로의 핵억제력을 갖추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웃집 깡패가 기관총을 구입했는데 돌멩이 하나 들고 지킨다고 해서는 안 된다”며 “어떤 희생을 무릅쓰고라도 북핵을 없앨지 결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해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조속한 외교안보 라인 인선을 주문했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명박 정부는 국제사회와 긴밀한 논의와 협력을 통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특히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게 최우선임을 명심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박 당선인은 북한 핵 도발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는 지혜를 발휘해 달라”며 “대북 특사 파견, 남북 대화 즉각 재개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고 아울러 북핵 정국에서 대한민국이 주도권을 쥐도록 외교안보 라인 인사를 신속히 마무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긴박한 안보상황을 감안해 외교안보 라인 장관 청문회는 신속하게 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신선종 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