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민심 어디로… 광주 서구 금호동 거리에 여야후보들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광주 = 김연수기자 nyskim@munhwa.com

“뭔 당인지가 뭣이 중요허당가(중요하겠어). 일만 잘허먼(잘하면) 되는 것이제(것이지).”

‘4·11 국회의원 총선거’ 선거전이 종반으로 접어든 7~8일 광주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예전에 비해 새누리당 의원 탄생에 대한 반감이 조금 완화된 듯한 분위기였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민주통합당(민주당)의 ‘심장부’와도 같은 광주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가 민주당과 단일화한 오병윤 통합진보당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

8일 광주 서을 선거구 내 풍암저수지 산책로에서 만난 김영호(58)씨는 “지역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가가 중요하지 당이 뭐가 중요하냐”며 “비례대표는 민주당을 찍더라도 지역구는 인물을 보고 찍어야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택시기사 곽모(54)씨는 “어차피 이 지역에 민주당 후보도 안 나왔기 때문에 이번에는 이정현 후보가 한번 당선됐으면 좋겠다”며 “그래야 민주당도 긴장해서 동구의 경선 선거인단 모집책 자살 같은 어이없는 일이 사라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광주는 선거구 한곳에서 국회의원 1명만을 뽑는 소선거구제가 도입된 지난 1988년 13대 총선부터 24년 동안 민주당 계열 정당이 사실상 ‘싹쓸이’해온 지역이었지만, 이번 총선을 앞두고는 광주의 ‘지역주의 철벽’에 미세한 균열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 지역에는 이점자 정통민주당 후보와 정남준 무소속 후보도 출마했지만, 민주당과 후보단일화를 이룬 오 후보와 양강 구도를 형성한 것은 8년 전 불과 720표를 얻었던 이정현 후보다.

그러나 광주의 지역주의에 변화가 있다고 보기에는 여전히 ‘반 새누리당’ 정서가 강했다. 화정동 염주체육관 앞에서 만난 이모(여·72)씨는 “새누리당은 무조건 안 된다”는 말을 반복했다. 금호동 아파트단지에서 만난 김현수(35)씨도 “이번 선거는 이명박 정부의 잘못을 심판한다는 의미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광주 = 김성훈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