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한표 어디에… 8일 부산 강서구 대저2동 주민센터 앞에서 열린 한 후보의 유세를 유권자들이 지켜보고 있다. 부산 = 정하종기자 maloo@munhwa.com

“인자(이제) 부산도 한번 바뀔 때가 안됐나.”

김도읍 새누리당 후보와 부산과 아무 연고가 없는 문성근 민주통합당(민주당) 후보가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북·강서을에서 7~8일 이틀간 만난 유권자들에게서는 지역 정서의 벽이 균열되는 미세한 조짐이 감지됐다. 이런 지역 정서의 변화 가능성은 현 정권에 대한 비판적 분위기에서 나오는 듯했다. 8일 북구 금곡동에서 만난 노점상 김형태(51)씨는 “이명박 대통령이 갱제(경제)는 학실히 잡는다 캤는데 이모양 이꼴이면 새누리당도 책임이 있는 거 아인가”라며 “이당 저당이 번갈아 하면서 경쟁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첫 투표권을 행사한다는 대학생 이희철(21)씨도 “또래 중에는 부산지역 출신이라서 밀어준다는 사람은 드물다”라며 “사찰이다 뭐다 MB(이명박 대통령)가 못마땅해서 반드시 투표해서 뭔가 보여주자는 친구들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달라진 기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산이 새누리당의 텃밭임을 방증하는 반응도 여전했다. 화명동 사거리에서 만난 박모(67)씨는 “야당 바람은 이전에도 있어 왔지만 늘 새누리당이 당선되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는 등 지역구도 청산이 쉽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농경지가 밀집해 있고 노년층이 다수를 이루는 강서구 일대는 여전히 지역주의 정서가 강했다. 강서구 대저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여긴 민주당이 백날 떠들어봐야 안돼. 무조건 새누리당 후보가 된다고 보면 돼”라고 잘라 말했다. 이런 지역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덕천역 앞에서 만난 김수경(여·35)씨는 “한 후보는 지역에서 태어나 지역을 잘 안다는 장점이 있는 거 같고, 다른 후보는 대중적 인기가 크다는 장점이 있는데 누구든 일 잘할 만한 사람을 뽑아야 하지 않겠냐”며 인물론을 강조했다.

부산은 전통적으로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인식돼 온 지역이지만 지역구도 유지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선거구로 북·강서을이 주목되고 있다.

부산 = 김동하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