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국회의원 총선거’ 서울 노원갑에 출마한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이 선거 후에도 민주통합당(민주당) 내에 적잖은 파문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거 결과에 따라서는 지도부 책임론 등 후폭풍이 거셀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후보의 발언이 야권에 분명한 악재인 만큼, 선거 패배 시에는 낙선자 사이에서 김 후보 공천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당선되더라도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와 민주당의 관계도 원만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명숙 선거대책위원장은 7일 “김 후보의 과거 발언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분명 잘못된 것으로 당 대표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사과의 입장을 밝힌 뒤, “당은 김 후보에게 사퇴를 권고했으나 김 후보는 유권자들에게 심판받겠다는 입장”이라고 겉으로는 김 후보와 당을 분리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당 안팎에서 김 후보의 발언에 대한 비판이 비등해 다른 선거구로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현실적으로 김 후보의 공천으로 얻을 수 있는 ‘집토끼’(나꼼수 지지세력 및 젊은 유권자)를 놓치기 싫다는 의미도 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의 ‘선택’이 총선 이후 ‘자충수’가 될 수 있다. 당장 김 후보가 당선될 경우 어떻게 대우할지도 불분명하다. 사퇴권고한 후보가 ‘전투’에서 승리해 돌아왔다고 환영하기에는 머쓱하고, 그렇다고 ‘당’의 이름을 걸고 이기고 돌아온 국회의원 대우를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나꼼수와의 관계 설정도 애매하다. 이미 당내에서는 “지도부가 나꼼수에 휘둘린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위원장이 참석하는 노원 지역 집중 유세가 있는 9일 오후 같은 시간, 김 후보는 나꼼수 멤버들과 인근 지역에서 따로 유세를 가진다. 당에서 공식지원을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낙선자들의 반발이다. 역대 어느 선거보다 수도권 경합 지역이 많은 이번 선거에서 김 후보의 발언으로 당락이 뒤바뀔 지역이 꽤 된다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과 여야 관계자의 일치된 관측이다.

민병기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