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국회의원 총선거’가 박빙 양상으로 흘러가면서 비방·흑색선전 적발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 막판에 과열·혼탁 양상을 빚자 남은 기간 총력을 동원해 불법 선거운동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투표를 3일 앞둔 8일 현재 비방·흑색선전으로 적발된 사례는 모두 41건에 이르렀다. 41건 중 고발 건수는 16건에 달했다.

2008년 18대 총선 당시 같은 시기에 같은 유형으로 조치된 사례는 15건으로 3배 가까이 적발 건수가 늘어난 셈이다.

고발 건수는 18대 총선 당시에는 2건에 그쳤다. 이번 총선에서 무려 8배가 늘었다. 과거보다 근거 없는 비방·흑색선전이 늘고 내용이 더 심각해진 것이다.

충청권에 출마해 당선권에 근접해 있는 A후보와 B후보는 지역 현안을 두고 서로 허위사실을 유포해 선관위에 고발당했다.

현역 의원인 A후보는 지역 국도 사업이 착공되지 않았음에도 의정보고서와 예비후보자 홍보물 등을 통해 ‘첫 삽을 뜨게 됐다’고 표현했으며 B후보는 A후보의 의정보고서 내용 중 지역 예산 확보 사실을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하며 보도자료를 돌려 고발 조치됐다.

수도권에 출마한 C후보는 상대 후보의 자녀가 ‘연간 수천만원짜리 외국인학교에 다니고 이중국적 소유자’라는 허위사실을 문자메시지 등으로 배포했다가 고발됐다.

또 다른 수도권 출마자 D후보는 현역 의원인 상대 후보의 공약 이행률을 자신의 선거공보에 허위로 게재해 적발됐다.

충청권 E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나선 F씨는 미혼인 상대 여성 후보에 대해 ‘처녀는 맞는데 법무부 장관이 인정하는 처녀! 보건복지부 장관은 (인정하는지) 모르겠어. 검사를 안 해 봐서…’라고 비하 발언을 했다.

선관위는 “선거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후보자 간 비방과 근거 없는 의혹 제기가 잇따르는 선거 양상이 상당히 우려된다”며 “남은 기간에 집중 단속을 통해 비방·허위사실 공표 행위에 대해 엄중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병채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