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1번이 최고야~” 4일 경기 안양시 만안구 안양4동 2001아울렛 앞에서 열린 새누리당 합동연설회에서 선거운동원들이 기호 1번을 알리고 있다. 안양 = 김호웅기자 diverkim@munhwa.com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5일 기획재정부 복지 태스크포스(TF)의 여야 복지 공약 분석 결과 발표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판단함에 따라 ‘4·11 국회의원 총선거’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선관위 결정 내용은 사실상 야당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한 셈인데다, 특히 재정건전성 유지 차원에서 ‘포퓰리즘(대중 인기영합주의)’적 복지공약 경쟁에 제동을 걸려던 정부의 시도도 벽에 부딪히게 돼 파장이 예상된다.

선관위는 이날 재정부의 공약 분석 발표가 공직선거법 9조 공무원의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선관위는 특히 사전에 재정부 측에 입장발표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했음에도 재정부가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발표를 강행한 데 대해 경고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정당의 공약을 분석하는 자체는 괜찮지만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시점에 이를 공개한 것은 공정성 차원에서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는 취지다. 선관위 관계자는 “정부가 여야 공약을 모두 분석하기는 했지만,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하는 자체가 특정 정당에 유리 또는 불리하게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여야가 모두 대폭적인 복지 확대를 공약하고 있기는 하지만, 지속적으로 ‘보편적 복지’를 내세워온 민주당 쪽에 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이용섭 민주통합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재정부 발표 내용을 보면 야당 공약을 겨냥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며 “과거에 없던 신종 관권선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선관위의 이번 결정은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선거공약이라는 것이 정책으로 반영되면 국민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특히 여야 정치권의 복지 공약이 집행될 경우 재정운용에 큰 영향을 받게 되는 정부가 입장을 밝히는 자체는 정상적인 행정행위란 지적도 만만치 않다. 집권세력은 바뀔 수 있지만 정부 자체는 연속성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차기 정부가 들어서도 부담이 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얼마든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현출 국회 입법조사처 정치의회팀장은 “여야가 내놓은 복지공약의 재원대책이라는 게 구체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정부가 이에 대해 평가할 수는 있다”고 지적했다.

김병채기자 haasskim@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아니야, 2번이…” 4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신안동 천안버스터미널 앞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합동거리유세에서 선거운동원들이 기호 2번을 알리고 있다. 천안 = 심만수기자 pan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