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국회의원 총선거’가 6일 앞으로 다가오는 등 선거전이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여야가 예민해지고 있는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이 민주통합당(민주당) 후보들을 잇달아 만나고 있어 선거의 공정성 훼손 논란이 일고 있다. 박 시장은 4일 오후 송파을에 출마한 천정배 민주당 후보를 만나 가락동 시영아파트 재건축 문제 등 지역 현안에 관해 논의했다.

지난 3월22일에는 정동영(강남구을) 후보를, 23일에는 차영(양천갑) 후보를, 26일에는 전병헌(동작구갑) 후보 등 지하철 1호선 지하화 공약을 선언한 민주당 후보 10명을, 30일에는 이용선(양천을) 후보를 각각 만났다. 앞서 2월16일에는 신기남(강서구갑) 후보와 면담했다.

이 후보들 중 일부는 박 시장을 만난 후 지역으로 돌아가 각종 현안의 해결을 약속받았다는 식으로 얘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정배 후보는 박 시장과 면담 후 보도자료를 통해 “잠실 5단지와 가락시영아파트의 재건축 문제 등 지역현안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박 시장과 이 문제에 대해 주민의 이익에 맞게 발전적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기남 후보도 지역 현안인 지하철 2호선 지선 연장 추진과 관련, “박 시장으로부터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고 말했다. 정동영 후보는 지역에서 “서울시장과 (개포주공 단지) 조합 사이에 중간다리가 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측은 “후보들에게 원론적인 답변을 한 것이고 여야를 떠나 면담을 신청하는 후보들은 모두 만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그동안 만난 후보들이 주로 새누리당 후보보다 열세이거나 경합 지역인 경우가 많아 박 시장이 이들에게 오히려 힘을 실어주는 등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장 강남을에 출마한 김종훈 새누리당 후보는 박 시장이 정동영 후보를 만난 것과 관련, “선거 기간 중에는 어떤 중요한 결정을 책임지는 행정기관은 공정하고 중립을 지키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 고위 관계자도 “2008년 총선 때 당시 오세훈 시장이 정몽준 후보와 동작구청장을 만난 자리에서 뉴타운 지정에 동의한 것처럼 말해 법정에 증인으로 섰던 일을 박 시장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현미기자 alway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