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5일 전날 기획재정부 복지 태스크포스(TF)의 여야 복지 공약 분석 결과 발표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판단하고 재정부 기관경고조치를 내렸다.

선관위는 이날 오전 경기 과천시 중앙동 청사에서 전체위원회의를 개최하고 재정부 복지 TF가 ‘4·11 국회의원 총선거’를 1주일 앞두고 여야의 복지 공약을 분석해 발표한 것은 정부의 선거 개입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선관위는 재정부가 ‘공무원 기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기관·단체 포함)는 선거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의 행사 기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돼 있는 공직선거법 9조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언론 기사의 여론조사 공표도 선거가 임박해서는 금지하는데 정부 기관이 선관위의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발표를 강행한 것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향후 이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법 준수를 재정부에 통보하기로 했다. 공직선거법 9조에는 벌칙 조항이 없기 때문에 문서로 기관에 통보하는 것이 선관위가 할 수 있는 조치의 전부다. 관련 직원 징계 여부 등은 재정부가 판단해야 한다.

앞서 재정부는 4일 복지 TF 회의를 열고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민주당)이 공식 발표한 총선 공약 266건을 분석한 결과, 중복 공약을 제외한 필요 재원의 최소 추정치가 5년간 268조원”이라고 발표했다. 재정부는 “선거 개입 소지를 최대한 없앴다”고 주장했지만 민주당 등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의도적인 행위”라고 반발했다. 선관위는 재정부의 발표에 앞서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총선 후 결과를 발표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병채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