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주요 기관을 대상으로 한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사이버테러가 7일과 8일에 이어 9일 오후 7개 기관에 대한 3차 공격을 예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정부당국과 관련기관에 초비상이 걸렸다.

국회는 1~3차 사이버테러 공격(예정) 대상에 들어가 있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통신장애를 겪고 있어 변종 코드가 마구 활개를 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대표 보안업체인 안철수연구소는 9일 이번 신종 디도스 공격에 대한 첫번째 분석 자료를 내고 “국내 일부 인터넷 사이트에 대한 제3차 공격이 오늘(9일)중 예정돼 있다”고 경고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제3차 공격이 가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사이트는 네이버 메일, 다음 메일, 파란 메일, 행정안전부 전자정부사이트, 국민은행, 조선닷컴, 옥션 등 7개로, 9일 오후 6시부터 10일 오후 6시까지 예정된 것으로 분석됐다.

안철수연구소측은 “공격 대상과 시간은 변종 등에 의해 수시로 변경될 수 있다”며 “8일 오후 6시 발생했던 2차 공격은 7일 발생한 1차 공격 대상에서 변경된 것으로 공격 대상 목록을 담은 파일을 악성코드가 자체적으로 생성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안철수연구소는 “이번 사이버테러에 응용된 기술이 매우 치밀하고 섬세하게 설정된 것은 물론, 스스로 공격 대상을 바꾸는 변종 악성코드마저 존재하는 등 수많은 고도의 기술들이 접목된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날 오후 3시 권태신 총리실장 주재로 사이버테러 관련 긴급회의를 소집, 다각적인 중장기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국가정보원은 “에너지·통신 등 국가기반시설 등에 대한 3차 공격가능성에 대비해 국가전산망 보안관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송통신위원회도 이날 주요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ISP)들이 악성코드를 보유한 ‘좀비PC’의 인터넷 접속을 제한토록 요청했다. KT는 이미 8일 저녁부터 ‘좀비PC’의 인터넷 접속을 제한하고 있다.

한편 폭스뉴스는 8일 미국 국방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한국과 미국 주요 기관의 인터넷사이트에 대한 대규모 사이버공격을 벌인 배후는 북한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미 행정부 당국자가 사이버테러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만용·이관범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