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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기관의 인터넷을 마비시킨 ‘7·7 디도스 사이버테러’와 관련, 정보기술(IT) 및 보안 전문가들은 “디도스 공격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속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각 기관의 안이한 대응을 질타했다.

디도스 사이버테러가 날로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고 있는 만큼 원천 차단은 불가능하지만 신속 대응 체제만 잘 갖춰졌어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상시적인 디도스 사이버테러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국가 차원의 신속 대응 체제 구축을 주문했다.

최원석 한국IT전문학교 정보보안학부 교수는 “(각 기관의) 웹 관리자들이 주기적인 탐지 모니터링을 할 경우 (디도스 테러에 의해) 트래픽 이상이 발견돼도 신속하게 다른 방향으로 우회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사이버테러 주범을 잡는 수사도 중요하지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신속한 대응책 마련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문인석 IT해커대학 교육학과장은 “문제가 발생하면 각 기관과 기업들은 서로의 협조보다 자기들 문제 해결에만 급급하는 경향이 있다”며 “각 기관에서 독자적으로 대비하는 것보다 국가 차원에서 공격 출처를 비롯한 기본적인 근거를 확보한 뒤 여러 단체가 유기적으로 협조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학과장은 “유기적 협조체제를 구축하지 않을 경우 앞으로 금융기관 등이 제3, 제4의 공격을 받게 되면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 차원의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잇따랐다. 신경아 서울호서전문대 사이버해킹보안과 교수는 “외국의 경우 해외로부터의 공격을 막기 위해 인터넷망 도달 중간 과정에 ‘라우터’를 비롯해 여러 가지 방화벽을 잡아놓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이런 부분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보안 분야는 그 자체로는 수익창출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과 관심이 없으면 발전할 수 없다”면서 “사건이 터진 뒤에야 대책을 찾기보다는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컴퓨터와 인터넷을 사용하는 개인들의 보안의식 개선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 교수는 “현재 문제를 일으키는 개인 유저들의 ‘좀비PC’는 보안에 취약한 상태에서 감염된 것”이라며 “IT 강국 국민답게 평소 개인들이 백신 프로그램을 자주 업데이트하고 검사를 자주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용권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