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尹구속 여부 결정할 서부지법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구속영장 청구를 앞둔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서부지법 앞에서 경찰들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문호남 기자

공수처, 서부지법에 청구 방침
尹 대통령, 3차 조사에도 불응
尹측 “구속심사 신중하게 해야”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수괴)·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7일 오후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기관의 구속영장 청구는 사상 최초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지 45일 만이다. 윤 대통령 측은 체포영장 청구·발부에 문제가 없다는 법원 판단에도 이날 오전 공수처 3차 조사 요구에 불응했다.

공수처는 이날 오후 서울서부지법에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키로 하고 최종 법리검토 작업 등을 벌였다. 당초 공수처의 구속영장 청구시한은 이날 오전 10시 33분이었으나 윤 대통령 측이 체포적부심을 청구하면서 이날 밤 9시 5분으로 연장됐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이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 10시로 예고한 3차 조사에 불응함에 따라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윤 대통령에 대한 추가 수사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공수처가 이날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18일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진행될 전망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날 구속영장 청구 준비가 됐느냐는 질의에는 “거의 마무리돼 가고 있다”고 밝혔다.

공수처가 청구한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 영장은 사안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우려 등으로 인해 발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법조계의 판단이다. 영장이 발부될 경우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윤 대통령 측도 공수처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비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는 이날 오전 SNS를 통해 “공수처가 서울서부지법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 예상된다”며 “변호인단이 최선을 다하겠지만 구속영장 심사단계에서라도 법치주의의 최후 보루인 법원에서 이런 점들에 대해 한층 더 신중하고 종합적 고려가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2단독 소준섭 판사는 전날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며 체포적부심을 기각해 공수처의 손을 들어줬다.

전날 헌재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2차 변론기일에서 윤 대통령 측은 “(비상계엄 선포는) 민주주의 근간을 세우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주장했다. 국회 측은 “한국 민주주의 시스템을 근거 없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위험한 변론”이라고 비판했다.

이현웅 기자 leeh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