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내란 우두머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조사를 마친 뒤 차량에 탑승해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헌재, 朴 비협조적 태도 지적
尹, 심리 지연 땐 부정적 영향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 우두머리(수괴)·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수사기관은 물론 헌법재판소에도 비협조적 태도로 일관하면서 향후 탄핵심판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관측이 법조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당시 ‘진상규명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점이 주요 탄핵 인용 근거가 된 만큼 윤 대통령 역시 같은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17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로 예정된 3차 조사에도 불응하는 등 공수처 수사 절차에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공수처에 체포된 이후 10시간 40분가량 진행된 조사에서 거의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 체포적부심이 열린 16일에는 공수처 조사는 물론 체포적부심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 측은 전날 열린 헌재 2차 변론기일서도 비상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탄핵 사유를 부정하는 등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또 정계선 재판관에 대한 기피 신청을 포함한 이의신청과 기일 연기 요청 등을 반복해 요구했지만 헌재는 대부분 재판관 만장일치로 윤 대통령 측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조계에서는 ‘시간끌기’로 비치는 윤 대통령 측 탄핵심판 및 수사 대응 전략이 결국 탄핵심판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헌재는 과거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인용 결정문에서 박 전 대통령이 변론기일 등에 한 차례도 출석하지 않는 등 진상규명에 협조하지 않은 점을 탄핵 인용의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당시 헌재는 “피청구인은 대국민 담화에서 진상 규명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했으나 정작 검찰과 특별검사의 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청와대 압수수색도 거부했다”며 “피청구인의 일련의 언행을 보면, 법 위배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할 헌법수호 의지가 드러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현웅·이후민 기자